訪韓 앞둔 라이스 장관 발언과 韓'美

입력 2005-03-14 14:20:00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아시아 6개국 순방 길에 나섰다. 한국에는 19일부터 이틀간 방문할 예정이다. 순방에 앞서 라이스 장관은 "북한은 연막만 치지 말고 6자회담에 복귀해 할 얘기를 하라"고 말하고 "진실을 말했다는 이유로 사과한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북한을 빗대 표현한) '폭정의 전초 기지' 발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라이스 장관은 또 "북한은 당근만 취하고 전혀 의무는 다하지 않았다"며 "북한이 행동하기 전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주말이면 노 대통령을 예방하고 이어 한국의 일부 장관들을 만날 그가 왜 워싱턴을 출발하기 앞서 이런 말들을 했을까. 그러면서 라이스 장관은 "현재의 한'미 관계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강력하다.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인 만큼 한'미 관계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는 게 바로 민주주의 사회"라며 북핵을 둘러싼 한'미 간의 시각 차이가 있음을 은근히 내비쳤다. 지난 주말에는 부시 행정부의 대북 관계에도 관여했던 헨리 하이드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이 "한국은 누가 적(敵)이고 누가 동지인지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관계자들을 긴장 시키기까지 했다.

따라서 정부는 북핵 해법을 둘러싼 한'미 간의 신뢰를 이번 기회에 점검해 보고, 적어도 북핵만큼은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라이스 장관과 마주해야 한다. 북한의 핵 보유 선언을 '협상용'으로 평가절하 할 필요도 없다. 비료나 전기 공급 등 대북 경협도 대국적인 견지에서 진행돼야 한다. 분명한 것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북핵은 한국이나 미국 어느 쪽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미국이 한국정부를 신뢰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정부의 분명한 입장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