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흔히 지식정보사회라고 한다. 인간은 물질문명의 끝없는 발달을 힘겹게 뒤쫓으며 사회 변화를 주도하고 개인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매달린다. 학생들 역시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입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안정적인 삶을 위한 노력은 더욱 뜨거워진다.
역설적이지만, 이런 때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문화다. 인간성이 매몰될수록 문화에 대한 욕구는 강해지고, 문화를 지배하는 자가 주역이 되는 시대가 되는 것이다. 신문을 통해 어려서부터 문화에 대한 이해와 안목을 넓히고, 나아가 문화 창조의 능력까지 갖추는 계기를 만들어 보자.
◇문화행사 기사 읽기
대부분의 신문은 목요일이나 금요일 문화면에 다양한 문화 행사 기사를 소개한다. 매일신문의 경우 금요일 문화게시판에 지역에서 열리는 전시와 공연 안내표를 싣고, 볼 만한 내용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일단은 이런 지면과 기사 읽기에 익숙해지도록 해야 한다. 전시와 공연 가운데 볼 만한 것, 봐야 할 것 등을 고르고 이유를 말하게 해 본다. 날짜 순이나 내용에 따라 신문에 실린 공연이나 전시 정보를 나름의 기준으로 다시 분류해 보는 것도 좋다.
가령 초등학생, 중'고생, 일반인 등 연령에 따라 나누거나 우리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곳, 버스로 갈 수 있는 곳, 승용차를 이용해야 하는 곳 등으로 나누어 보면 삭막해 보이는 정보 기사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문화행사 체험하기
한 달에 한두 번쯤 문화행사를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만드는 것은 학생 시절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신문에 실린 행사 안내표나 기사를 보고 한두 가지를 선택해 체험해 보자. 고르는 것부터 행사장에 찾아가고 필요한 것들을 챙기는 일은 스스로 하게 한다. 행사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행사장 위치가 어디인지, 어떻게 찾아가야 하는지 등을 알아본다. 인터넷 홈페이지가 있다면 쉽게 알 수 있지만, 신문에 실린 번호로 전화를 걸어 직접 취재해보는 것도 좋다.
준비물도 스스로 챙기도록 한다. 가령 실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야외 공연은 비디오 카메라로 찍을 만한 여건이 되는지 등을 확인한 뒤 관련 물품과 수첩, 연필 등을 준비한다.
행사장에 가서는 포스터나 팸플릿, 해설지, 입장권 등을 빼놓지 않고 모아오도록 한다. 감상문이나 보고서 등을 쓸 때 유용할 뿐만 아니라 향후 비슷한 공연이나 전시를 감상한 뒤 비교해 보는 일에도 도움이 된다. 감상문이나 보고서는 200자 원고지 한두 장 분량으로 쓰는 게 적당하다. 어느 정도 체험을 하고 감상에 익숙해진 뒤 정식 보고서 형태로 만들거나 완결 구조를 지닌 감상문을 쓰게 해야 한다.
◇문화체험 지도 그리기
문화행사 체험에 재미를 더하는 방법으로 문화체험 지도를 그려보는 것도 좋다. 우선 집 주변이나 내가 사는 도시에 있는 행사장을 지도로 표시해 보고, 그곳에서 직접 체험한 내용과 날짜, 감상 등을 써넣는다. 이렇게 하나 둘씩 채워나가면 자신이 즐기는 문화행사의 유형, 자주 가는 행사장, 감상의 차이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관심 분야를 깨닫거나, 흥미를 갖지 않는 분야를 확인할 때 드는 느낌은 좀체 경험하기 힘든 것이다.
문화체험을 할 때 유의할 것은 특정 분야에 치우치거나, 대중적이고 가벼운 행사에만 참가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이런 사실은 문화지도를 그려봄으로써 혼자서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문화행사에 지나치게 매달려 생활이 들뜬다든지, 현실 감각을 잊는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살피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사진: 지난 11일자 매일신문 문화게시판. 지역에서 열리는 전시, 공연 정보와 볼 만한 내용들이 다양하게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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