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십자가 500여 점 전시회

입력 2005-03-12 11:00:17

로마시대 죄인들을 처형하는 도구로 사용됐던 십자가는 약 2천 년 동안 그리스도교와 교회의 상징물로 사용돼 왔다.

서기 110년부터 기독교인들은 자신이 기독교인임을 드러내고 비(非) 기독교인으로부터 자신을 구별하는 방법으로 십자가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십자가 500여 점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이색 전시회가 열린다.

기독교대한감리회 홍보출판국 주최로 19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감리교신학대 백주년기념관 1층 로비에서 열리는 '세계의 십자가전'이 바로 그것.

십자가 전시회가 열리는 것은 한국 교회사상 이번이 처음으로, 한국감리교회 선교 1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독교의 대표적 명절인 사순절(四旬節)에 맞춰 마련된 행사다.

한국감리교회는 미국 감리교 목사인 아펜젤러가 1885년 한국선교회를 창설한 것에서 시작됐다.

출품작 500여 점 가운데 대부분은 감리회 본부 비서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송병구(44) 목사가 내놓은 것들로 송 목사는 10년 전 독일에서 목회활동을 할 때부터 본격적으로 전세계 십자가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십자가가 열십자(十) 형태로만 생겼다고 생각한다면 오산. 모양과 질감 등이 그야말로 제각각이다.

독일 동서 분단선을 가로지르던 철조망으로 제작한 십자가도 있고, 두 팔이 없는 그리스도상(독일 슈바르츠 발트 지역의 전통 십자가), 총알 탄피로 만든 십자가, 폴란드 소금광산의 소금으로 만든 십자가 등도 있다.

중국에 거주하는 새터민(탈북자)이 만든 33송이 백합 십자가, 나무토막을 연결해 만든 커다란 묵주 목걸이, 나무 끝에 작은 십자가들을 꽃잎처럼 매단 에티오피아전통 십자가 등에도 눈길이 간다.

전시장의 중앙에는 백두산과 한라산의 소나무 가지 하나씩을 겹쳐 만든 남북통일을 상징하는 십자가(높이 약 1m)가 전시된다.

작은 음악회와 십자가 설명회, 십자가 만들기 체험 행사, 십자가 관련 영상물상영 등이 부대행사로 열린다.

한편, 송 목사는 다양한 형태로 변형돼 표현되는 전세계 십자가 관련 심벌과 엠블럼 168가지를 소개하는 '십자가-168개의 상징 찾아가기'도 펴냈다.

02)399-4360.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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