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원전지역 지원이나 잘해라!"

입력 2005-03-10 11:25:22

정부가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방폐장) 유치지역에 대해 3천억 원의 특별 지원금과 반입수수료 등 다양한 혜택을 주기로 하자 경주 등 원자력발전소를 가진 지자체와 시민단체들이 반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원전과 고준위 폐기물(사용후 연료)'을 안고 있는 기존 원전지역에 대한 지원책부터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백상승 경주시장은 9일 '중·저준위 방폐장 유치지역에 대한 특별법' 내용 설명을 위해 경주시를 방문한 산업자원부 조석 원전사업기획단장 등에게 경주, 울진, 기장, 영광 등 기존 원전지역에 대한 지원책 우선 수립을 요구했다.

또 경주 핵대책시민연대는 "특별법 제정으로 중·저준위 핵 폐기물 유치지역은 특별지원금 3천억 원 혜택 등 각종 지원을 얻게 되지만 국내 유일의 중수로 원전으로 고준위 핵폐기물이 발생하는 경주는 지원사업에서 소외되고 있다"면서 경주역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도 "원전과 고준위 폐기물 등 훨씬 위험한 시설을 안고 있는 지역은 뒤로한 채 막대한 지원책을 내세워 중·저준위 방폐장부터 우선 처리하자는 것은 원전으로 고통받는 지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10만8천 다발 저장능력을 갖춘 월성원전 내 건식 사용후 연료 저장고의 저장률이 지난해 말 59%에 이르고 내년 포화가 예상돼 2009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저장능력 5만4천 다발 규모의 임시저장 시설을 다음달 착공, 올 연말 준공할 계획이다.

한편 경주 등 원전소재 자치단체들은 발전전력 ㎾당 0.2원인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금을 2~4원으로 올려줄 것을 요구 중이며 경주 경우 지원금이 ㎾당 2원으로 인상되면 전체 지원금 규모도 현재 연간 30억 원에서 460억 원가량으로 늘어나게 된다.

경주·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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