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와 대구테크노폴리스 "과학기술 도시 성공 동반자"

입력 2005-03-09 17:12:20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 후보지로 대구 달성군 현풍이 1순위가 됨에 따라 DGIST와 대구테크노폴리스의 관계 및 향후 계획 및 일정이 관심을 끌고 있다.

대구테크노폴리스는 달성군 현풍 일대를 R&DB(연구'개발 및 산업화)의 허브(hub)로 육성한다는 대구시의 야심찬 '구상'이다. '산업기술 중심도시'는 시의 2대 전략의 하나. 아직 중앙정부의 구체적인 정책적 지원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일단 DGIST가 유치될 경우 대구테크노폴리스 건립사업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대구테크노폴리스는 계획부지 287만 평 중 일단 164만3천 평을 먼저 개발한다. 연구시설용지 60만2천 평(36.6%), 산업용지 16만3천 평(9.9%), 지원시설용지 10만3천 평(6.3%), 공공시설용지 77만5천 평(47.2%)으로 구성된다.

또 DGIST 이외에도 경북대 이공계대학, 산업기술대학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디스플레이연구소, 낙동강환경기술연구소, 국제멀티미디어센터, (재)대구테크노폴리스 등의 이전 및 설립이 구상되고 있다. 산'학'연 연구협력사업, 기술융합연구개발사업, 기술혁신경영지원사업, 동남권 기술확산교류사업, 정보화지원사업 등 SW(소프트웨어)적인 사업부문도 필수적으로 뒤따르게 된다. 추산 총 예산은 1조8천109억 원.

DGIST는 특별법에 의해 중앙정부와 대구시, 경북도가 공동 설립한다는 점에서 대구테크노폴리스와는 출발점이 다르다. 다만 DGIST가 대구테크노폴리스 내 유치될 경우 DGIST와 대구테크노폴리스 계획은 불가분의 관계를 맺게 되는 셈이다.

DGIST 예산 규모는 8천500억 원(DGIST 설립준비 모임)에서 5천880억 원(대구테크노폴리스 STEPI 연구용역), 3천500억 원(과학기술부) 등으로 다양하게 거론되고 있다. 구체적인 규모는 DGIST 기본계획 연구용역이 완료되는 5월쯤 드러난다.

결국 DGIST 규모와 연구방향, 국가적 R&DB 체계 내에서의 위상 등에 따라 대구테크노폴리스 구상의 실현 여부와 향후 발전 가능성이 상당 부분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DGIST의 성공적 설립은 대구테크노폴리스 성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대구테크노폴리스 성공을 위해서는 DGIST를 성공시키는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DGIST 연구용역을 맡은 STEPI 컨소시엄은 입지 후보지 평가에서 "어떤 후보지가 선정되더라도 타 지역 지방정부와 대학, 기업의 지원이 있어야 DGIST 성공이 가능하다"고 밝힌 것은 이 때문이다. 현풍 일대에 DGIST가 유치되고, 이를 기반으로 테크노폴리스를 조성하더라도 경북지역 대학 및 산업기반, 지자체 등의 도움 없이는 성공을 바라기 어렵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중앙정부가 정한 10대 신성장동력 사업 중 대구'경북 산업기반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2, 3개를 DGIST의 국가적 R&DB 임무로 부여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DGIST가 이 정도의 위상과 힘을 가질 수 있을 때, 대구'경북은 물론 영남권 대학, 산업기반 등과 실질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고, 대구테크노폴리스를 동남권 R&DB 허브로 육성한다는 대구시 구상도 실현가능하다는 설명이다.

DGIST 성공이 대구테크노폴리스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의 집합체가 아니라, 대구테크노폴리스라는 R&DB 클러스터 내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비전 제공자(Vision Provider)'로서 국내외 최고 수준의 대기업을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충남 아산과 경기 파주의 경우 삼성과 LG필립스LCD라는 명확한 비전 제공자로서 기업이 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혁신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지만, 대덕 연구단지는 30여 년간 엄청난 국가예산을 쏟아부어 연구소를 집적시켰는데도 클러스터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DGIST와 대구테크노폴리스 구상이 실패모델이 아니라, 새로운 성공모델을 창출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