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이 막 걸음마를 뗀 프로축구 대구FC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구FC가 6일 홈 구장인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올 시즌 K리그 컵대회 개막전을 가졌으나 지역의 TV 시청자들은 광양 등 다른 곳에서 펼쳐진 경기를 지켜봐야만 했다.
KBS 등 지상파방송은 물론 TBC, 대구MBC, KBS대구 등 지역의 3개 TV 방송사들이 대구FC 경기 중계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지역 축구팬들과 대구FC 관계자들의 원성이 높다.
방송 중계가 프로스포츠의 발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 따라서 창단한지 3년 밖에 되지 않는 대구FC는 구단 홍보를 위해 방송 중계가 더욱 절실한 형편이었고 개막전을 앞두고 중계 방송을 성사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으나 허사에 그쳤다.
지역 방송사들이 중계를 외면한 이유는 판이하다.
TBC는 '이익이 나지 않는다'는 경제논리로 프로축구 중계권을 아직 확보하지 않고 있다.
대구FC에 따르면 TBC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사례를 들어 방송 중계로 발생하는 적자를 보전해 줄 것을 우회적으로 요구했다는 것.
또 KBS대구는 이번에 중계시설 부족에도 자체 중계를 하려고 의욕을 보였으나 본사의 전국 편성권에 밀려 주저앉았다.
KBS는 이날 광양구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FC 서울 경기를 전국에 내보냈다.
지난해 KBS가 소유한 중계권을 사 일부 경기를 중계한 대구MBC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대구MBC는 올해 대구FC의 홈 경기를 모두 중계할 방침이지만 KBS가 지난해와는 달리 중계권을 팔지 않아 아예 중계를 할 수가 없었다.
대구MBC는 중계권만 확보하면 언제든지 중계에 나설 계획이다.
이같은 실정을 놓고 볼 때 비난의 화살은 TBC와 KBS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지역 민방인 TBC는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게 됐다.
축구팬 등 대구시민들은 TBC가 지역 발전에 앞장선다는 취지로 방송사를 설립하고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대구FC 또한 축구를 통한 지역 발전을 기치로 대구시민 4만여 명이 주식을 청약해 만든 회사다.
많은 대구시민들은 이런 명분으로 TBC가 대구FC의 홈 경기를 중계 방송 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다.
2001~2005년 프로축구 경기 중계권을 독점한 KBS도 중계권 재판매 대상과 기간을 한정하고 가격을 올리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다.
KBS가 대구FC 경기를 중계할 수 없다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구MBC에 중계권을 재판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KBS대구도 중계소 역할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자체 중계 능력을 갖춰 지역 방송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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