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다 빈치 코드' 오역 시비로 곤욕

입력 2005-03-08 08:57:23

미국 작가 댄 브라운의 베스트셀러 추리소설 '다 빈치 코드'의 한국어판이 오역(誤譯) 시비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세계적 출판그룹 베텔스만의 자회사인 베텔스만 코리아가 지난해 6월 국내 번역, 출간한 '다 빈치 코드'는 최악의 출판 불황 속에서도 지난해 11월 말 100만 권(전 2권 합계) 판매를 돌파했다.

최근에는 밀리언셀러로 기록된 지 3개월여 만에 200만 권 고지를 넘어서는 보기 드문 저력을 과시했다.

번역에 오류가 있다는 문제 제기는 이 책이 국내에 선보일 때부터 나왔다.

누가 봐도 문법상 틀린 해석이 곳곳에서 발견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흘러나왔다.

서울 당산동에 사는 박상현(41)씨는 "영어판과 한국어판을 서로 비교해 가며 읽어봤는데, 명백하게 엉터리로 번역한 대목이 한두 곳이 아니었다"며 "명망 있는 국제적 출판사에서 어떻게 오역으로 가득한 책을 버젓이 팔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베텔스만 코리아도 번역상의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의 전개나 흐름에 영향을 줄 만큼 심각한 오역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출판사 관계자는 "오역 지적을 받을 때마다 즉시 반영해 쇄를 거듭해 인쇄할 때마다 잘못된 번역을 고쳐 출간했다"고 해명했다.

이 소설은 현재까지 초판 24쇄까지 발행됐다.

출판사 측은 오역 시비를 잠재우기 위해 애초 번역가의 양해 아래 25쇄부터는 외국소설 전문 번역가의 감수와 손길을 거친 개역판을 출간하기로 했다.

또 3월 말 발간할 일러스트레이트를 곁들인 양장본 '다 빈치 코드'의 경우에는 아예 번역가를 교체해 새롭게 번역한 작품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출판사 측은 하지만 개역판이 나오더라도 현재로서는 리콜을 실시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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