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부총리 사퇴 당연하다

입력 2005-03-07 13:16:43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아온 이헌재 부총리가 마침내 자진 사퇴했다. 시민단체뿐 아니라 여권에서도 사퇴 압력이 점증했고 전국 공무원노조 재경부 지부장도 자진 사퇴를 권고했다. 청와대도 국민들의 불신이 커져 이 부총리의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부총리는 사퇴하면서도 자신과 부인의 부동산 투기를 부인했으나 위장 전입이라는 편법을 동원했고 거액의 시세 차익을 남겼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여기에 새로운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 부총리가 부인 명의의 경기도 광주 땅을 팔면서 작성한 매매계약서가 허위라는 것이다. 계약서는 부동산중개사 자격증이 없는 현지 주민이 작성한 것으로 돼 있으나 당사자는 이 부총리의 땅을 관리해 왔을 뿐 계약 과정에 전혀 참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 부총리가 지난해 취임 후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제출한 이 매매계약서가 위조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계약서가 허위로 밝혀질 경우 이 부총리는 부동산 투기 의혹 외에 재산 공개도 허위로 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각종 경기지표가 호전되는 등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시점에서 '경제 수장'이 바뀌는 상황이나 경제 정책의 기조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부총리가 탈·편법을 동원해 거액의 시세 차익을 남겼다는 사실에 집 없는 서민을 비롯한 많은 국민은 심한 허탈감과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결국 이 부총리의 투기 의혹은 공직자 윤리에 다시 한번 경종을 울렸다.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언한 마당에 경제 부총리가 부동산 투기로 거액을 챙겼다면 국민과 시장을 설득할 명분이 없다. 이 부총리의 사퇴로 더 이상 부도덕한 방법으로 재산을 취득한 공직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이 부총리의 사퇴는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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