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의 한자-하여가

입력 2005-03-07 11:16:11

何如歌

如此亦何如, 如彼亦何如.

城隍堂後壇, 頹落亦何如.

我輩若此爲, 不死亦何如.

이런들 엇더 며 져런들 엇더 료

만수산 드렁칡이 얼거진들 긔 엇더 료

우리도 이 치 얼거져 백년 지 누리리라

如此亦如何(여차역여하)리오 如彼亦如何(여피역여하)리오?

城隍堂後垣(성황당후원)이 頹 亦何如(퇴비역하여)리오?

吾輩若此爲(오배약차위)하여 不死亦何如(불사역하여)리오?

이런들 또 어떠하리. 저런들 또 어떠하리.

성황당의 뒷담이 무너진들 또 어떠하리.

우리도 이와 같이 하여 죽지 않으면 또 어떠하리.

하여가(何如歌)는 이방원(조선 3대 임금인 태종)이 정몽주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하여 지은 시조를 *漢譯(한역)한 것이다. *易姓革命(역성혁명)에 앞서서 고려의 중추적인 충신이었던 정몽주를 *懷柔(회유)하기 위해 이방원은 함께 손잡고 새 왕조를 일으키자는 의미를 담은 '하여가'를 노래하였다. 이와 같은 이방원의 시에 정몽주는 죽어도 충성심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단심가'로 화답하고, 결국 정몽주는 선죽교에서 이방원의 심복 조영규에 의해 살해되었다.

고려 말은 무신들의 반란과 몽고의 침략 등으로 사회가 아주 혼란했다. 혼란한 사회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이성계는 성리학자들과 손잡고 새로운 왕조를 만들 계획을 하게 된다. 그러나 포은 정몽주를 비롯하여 고려 왕조를 위해 절개를 지키려는 많은 충신의 반대에 부딪히게 되고, 결국 고려의 충신들은 살해를 당하거나 세상을 등지고 평생 혼자 살게 된다.

조선 제3대 임금인 태종 이방원은 태조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로 태어나 조선의 개국에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정몽주를 비롯한 고려의 충신들을 제거하고 개국한 새 왕조 조선이었기에 이방원의 야심은 당연히 왕권에 있었다. 세자였던 방석을 제거한 제1차 왕자의 난과 형 방간을 제거한 제2차 왕자의 난을 일으켜 권력을 장악한 이방원은 즉위 후 중앙집권제를 확립하고 세종대의 *盛世(성세)에 기반을 세웠다. 태종은 18년간의 왕위 동안 국가의 모든 문물과 제도를 정비하고 명'일본'여진 등 주변국과의 관계 정상화로 국가의 기초를 확립했다. 특히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준 후에도 병권은 장악하고 세종 원년의 대마도 정벌을 주도했으며, 그 후 별궁에서 여생을 즐기다가 56세의 나이로 *昇遐(승하)했다.

자료제공 : 장원교육 한자연구팀

◇ 한자풀이

*垣(원) : 담, 頹(퇴) : 무너지다, (비) : 무너지다, 輩(배) : 무리

*漢譯(한나라 한, 번역할 역) : 한문으로 번역함

*易姓革命(바꿀 역, 성 성, 고칠 혁, 목숨 명) : (임금의 성이 바뀌는 것은 하늘의 명이 바뀐 것이란 뜻으로) 덕이 있는 사람이 덕이 없는 임금을 쓰러뜨리고 새로이 왕조를 세우는 일

*懷柔(품을 회, 부드러울 유) : 어루만져 달램, 잘 구슬려 따르게 함

*盛世(성할 성, 세상 세) : 국운이 한창 융성한 세대

*昇遐(오를 승, 멀 하) : 임금이 세상을 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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