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지서 차별받는 여성인권 보호를"

입력 2005-03-07 10:18:11

세계 여성의 날 행사

"8일 하루만 여성의 날이고, 나머지 364일은 남성의 날은 아니겠지요?"

지난 5일 오후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분수광장. 여성단체 대표 및 회원 200여 명은 8일 세계 여성의 날 97주년을 맞아 '차별과 빈곤을 넘어'라는 슬로건으로 문화행사를 열었다

이날 길놀이 풍물패, 에어로빅, 풍자 퍼포먼스, 가야금 연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으며 4시부터는 대구백화점을 출발해 중앙파출소를 거쳐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이르는 거리행진을 했다.

특히 '커다란 빨간 고추'로 상징되는 아들만 중시하는 남성우월주의를 꼬집는 풍자 가면연극은 시민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율동과 함께 노래공연을 펼친 한 여성은 "여성들만을 위한 날이 있다는 것이 부끄럽다"며 "한국사회가 여성 상위시대라고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고 했다.

세살된 딸과 함께 행사에 참가한 김춘희(33·서구 비산동)씨는 "사회적으로 대우받고 있는 엘리트 여성이 아닌 음지에서 차별받고 있는 여성들의 인권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구·경북 여성단체연합은 최저임금 현실화, 비정규직 차별 철폐, 양성평등 실현, 여성의 정치세력화, 보육과 모성보호 등을 올해의 실천과제로 정하고 적극 추진해나갈 것을 선언했다.

한편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 1만5천여 명의 여성노동자들이 뉴욕의 루트거스 광장에 모여 선거권 및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시위를 벌인 것을 기념해 제정됐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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