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상용차 설비 본격 해체 이전

입력 2005-03-07 09:26:09

"옛 협력업체 부품 쓰겠다" 베트남 빔社약속 지킬까

옛 삼성상용차 설비 해체작업이 이달부터 본격화한 가운데 설비 인수자인 베트남 빔(VEAM)사가 지난해 입찰과정에서 대구시에 제시했던 인수조건을 지킬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빔사는 지난해 4파전으로 벌어진 상용차 설비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부품을 대구·경북지역 옛 삼성상용차 협력업체 등으로부터 조달하겠다"며 베트남으로의 부품공급법인이 될 빔코리아를 설립하겠다는 약속을 했었다

빔사의 응우엔 장 회장은 이달 초 상용차설비 인수계약 당사자인 대구도시개발공사를 방문, 5월 설비 해체·이전작업을 끝내기 전에 빔코리아를 설립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도개공은 최근 밝혔다.

도개공에 따르면 빔사는 빔코리아의 최대 주주가 되고 대구의 차부품유통업체인 한스부품, 인수전 당시 에이전트로 참여했던 P&H통상, 설비해체작업을 맡은 서경엔지니어링 등 3개 사를 공동 지분참여사로 넣는 방식을 통해 빔코리아를 설립키로 했다는 것.

도개공 관계자는 "지난해 6월 빔사와의 계약체결 당시 빔코리아 설립을 계약서에 명기했기 때문에 빔사는 설비를 베트남으로 완전히 이전하기 전 빔코리아를 반드시 설립해야 한다"며 "도개공은 빔코리아 법인 설립등기를 빔코리아 설립 약속 이행으로 볼 것이며 설비 해체·이전 완료시점인 5월까지 법인 등기를 끝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빔코리아 법인 소재지는 대구가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지난해 상용차 설비 매각 과정에서 대구·경북 옛 삼성상용차 협력업체 80여 사는 상용차 설비 매각이 역내 부품업체의 해외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으로 연결되어야 하며 이를 조건으로 설비매각 대상업체가 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베트남은 볼트 너트조차 수입에 의존할 만큼 자동차 관련 기술수준이 열악, 상용차 설비가 베트남에서 재가동되면 상용차 납품 경험이 있는 역내 부품업체 수백여 곳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협력업체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한편 빔이 빔코리아 설립을 재확약했지만 빔코리아 설립이 제대로 될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빔사가 지분 공동 참여 대상으로 선정한 업체들조차 '과연 빔사가 빔코리아 설립·운영 의지가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스부품 관계자는 "빔코리아에 대한 빔사의 초기투자 규모, 부품생산을 위한 금형 개발·수리 계획, 빔코리아의 조직구성, 법인소재지 등의 세부사항에 대해 빔이 제대로 된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구체적 확답을 요청해둔 상태"라며 "빔은 당초 설비인수전 참여 당시 '대구·경북 기업의 판로확대에 기여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하며 대구시와 대구도시개발공사도 이에 대해 분명히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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