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갈등 증폭...한나라→두나라?

입력 2005-03-02 12:24:31

수도이전 후속대책 합의안을 둘러싼 한나라당의 갈등이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2일 정점으로 치달았다.

합의안의 본회의 처리를 앞둔 이날 오전까지도 당 지도부와 반대파 의원들은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박근혜 대표 등 지도부는 국회에서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열어 반대파 의원들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며 당론변경 불가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재오, 김문수 의원 등 반대파 의원들은 이날 농성장소를 국회 법사위로 옮기고 '수도가 두동강 나는 것을 앉아서 볼 수만은 없다'는 성명을 내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박 대표와 최고위원, 중진의원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지도부는 '재의결 불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어렵게 결정한 당론을 또다시 번복할 경우 당에 불어닥칠 여론의 질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 이날 회의에 앞서 김무성 사무총장은 "여야 합의사항을 뒤집을 경우 국민들의 한나라당에 대한 신뢰가 깨지지 않겠느냐"면서 "거쳐야 할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절차상의 문제는 없다"고 주장했다.

○…반대파 의원들은 농성 8일째인 이날 농성장을 법사위로 옮겼다.

합의안을 28일 법사위에서 처리하려던 방침이 연기되기는 했지만 2일 중으로 법사위 통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방편이다.

이들 의원은 성명에서 "정부·여당이 가능하지도 않은 수도이전을 편법과 야합으로 또다시 획책하고 있다"면서 "야합으로 얼룩진 수도이전법을 원천적으로 저지하겠다"고 했다.

반대파 의원들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처리 연기쪽으로 분위기를 잡고, 법사위에서 1차 저지한 뒤, 여의치 않으면 본회의 표결을 물리력으로 저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전날 반대파 의원들의 농성장을 찾은 박 대표와 의원들은 신경전만 교환했다.

지난달 24일에 이어 두번째로 방문한 박 대표는 "정치 한두 해 한 것도 아니고 슬기로운 판단을 해달라"며 의원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이재오 의원은 "이번 여야합의안은 정치권에서 밀실로 합의한 것"이라며 "행정도시법을 더 논의하기 위해 4월 이후로 상정과 처리를 연기해야 한다"고 맞섰다.

안상수 의원은 "박 대표가 밀어붙이기 식으로 나가는 것은 '대권욕' 때문이 아니냐"며 직접 따져 박 대표와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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