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기간통신망인 KT 유선전화망의 불통은 언제라도 있을 수 있는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휴대전화 등 통신수단이 다양화됐다 하더라도 국가 기간통신망은 언제나 통화 가능 상태로 건재해야 한다.
어제 대구를 비롯해서 부산'경기 지역 등지에서 빚어진 유선전화 불통의 원인은 통화 과부하 현상 때문으로 KT는 분석하고 있다. 시외전화 교환기를 이용하는 신용카드 결제 및 폰뱅킹 등의 월말 수요와 월요일 통화 수요가 집중된 데다 때마침 종합주가지수 1천포인트 돌파에 따른 인터넷 사용량 증가가 겹쳐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평소 피크타임 5분간 최대 250만 통이었던 통화량이 최대 350만 통까지 급증했다는 것이다.
대구는 오전 11시쯤부터 불통이 발생하기 시작해서 오후 6시쯤 정상을 되찾았다고 한다. 7시간이나 계속된 불통 상황으로 월말 다급한 신용카드 결제와 폰뱅킹은 물론 인터넷 사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또 음식점의 주문과 예약도 차질을 빚었고 전화 마케팅 업체 등 유선전화 의존도가 큰 영업점의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KT 측은 불통 사태를 불가항력적인 것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2월 월말의 특수성을 감안해서 각 기관의 결제일을 조정하거나, 사용자들에 대한 분산 이용을 홍보하는 등 사전 예방 노력이 있었어야 했다. 휴대전화에 밀려 유선전화 사용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시설 확충과 관리에 소홀할 개연성이 있다. 그러나 비상시, 또는 통일 시대를 대비해서라도 불통 사태와 같은 부실이 있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KT 민영화 이후 최악인 이번 불통 사태를 계기로 국가기간통신망의 허실을 전면 재점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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