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한국령" 영국정부 지도 발굴

입력 2005-02-27 09:24:21

샌프란시스코조약 직전…1951년 3월 작성

2차 세계대전 전후처리를 위해 연합국과 패전국

일본이 1951년 9월 8일에 조인한 샌프란시스코평화조약 준비과정에서 유일하게 작성

된 지도이자, 독도를 한국영토로 명백히 규정한 영국정부의 자료가 발굴됐다.

이 지도는 2차대전 전승국이자 미국과 함께 샌프란시스코평화조약 과정에서 연

합국 주축을 형성한 영국정부가 독자적으로 준비해 미국정부에 통보한 평화조약 초

안에 포함된 것으로, 선으로 표시한 일본영토에서 독도를 확연히 배제하고 있다.

따라서 이 지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영토 문제를 비롯해 동아시아 국제 질서를

구축하고 구속하고 있는 핵심인 샌프란시스코조약 어디에도 독도를 한국령으로 분명

히 규정한 조항이 없다는 점을 내세워 일본 측이 지금까지 줄곧 제기하고 있는 독도

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할 수 있는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된다.

정병준(鄭秉埈.40) 목포대 역사문화학부 교수는 미국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에서 이 지도를 포함한 다수의 독도 영유권 관련 문건을 발굴했다고 27일 말했다.

지도는 샌프란시스코평화회담 미국 측 전권대사였던 존 포스터 덜레스(John Fos

ter Dulles)의 대일평화조약문서철에서 완벽한 상태로 발견됐다. 크기는 가로 82㎝,

세로 69㎝의 대형이다.

샌프란시스코평화조약에서 영국정부가 독자적인 대일평화조약 초안을 작성했으

며, 그 내용 또한 국내에도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샌프란시스코평화협약은 일본영토를 규정한 조항을 넣기는 했으나, 그것을 확실

히 하는 지도를 첨부하지 않아 이후 일본이 독도를 포함해 러시아와의 북방 4개 섬,

중국과의 조어도(센카쿠열도) 영유권 분쟁을 야기하게 되는 결정적 빌미를 제공했다.

따라서 이번 지도는 2차 세계대전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일본영토 범위를 가장

분명하게 규정한 유일한 지도라는 점에서 독도뿐 아니라 조어도 등지의 다른 지역

영유권 분쟁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도는 하보마이(齒舞)·시코탄(色丹)·구나시리(國後)·에토로후(擇捉)의 북방

4개 섬은 일본영토로 포함시켰으나 류큐(오키나와)는 일본영토에서 배제했다.

영국정부는 샌프란시스코평화협정을 앞두고 미국과는 별도로 3차에 걸친 독자적

인 대일평화협상안을 확정해 1951년 4월7일, 미국정부에 통보했다.

영국측 초안은 1951년 2월 28일에 제1차로 확정됐다가 같은 해 3월에 제2차 초

안을 거쳐 3차 초안으로 완성됐다.

정 교수는 "제1차 초안에는 놀랍게도 독도는 물론 울릉도와 제주도까지 일본령

으로 포함돼 있었다"면서 "그러나 초안 그 자체에 적혀 있는 대로 1차 초안은 "매우

개략적인 예비 초안(a very rough preliminary draft)이었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초안에는 울릉도와 제주는 물론 독도까지 한국영토로 바로 잡혔다.

이 지도는 영국 외무성(Foreign Office) 산하 조사국(Research Bureau)에서 195

1년 3월에 제작했으며, 미국정부에 최종 통고된 3차 초안에도 첨부됐다.

정 교수는 "이 지도는 독도를 일본령에서 배제함으로써 한국령임을 명확히 보여

주고 있다"면서 "더욱 중요한 것은 영국이 독도를 일본령이라고 했다가 최종안에서

한국령임을 정확히 인식하고는 정정했다는 점에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사진설명 : 1951년 9월에 개최된 샌프란시스코평화회담 직전인 그해 4월 7일 제작한 연합국 일원인 영국정부의 일본 영토지도에 다케시마로 표기된 독도는 한국 영토에 포함돼 있다. 사진에서 화살표로 표시된 부분이 다케시마로 표기된 독도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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