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달라진 행보가 화제다. 25일 국회 국정연설에서 원고에 없던 우스갯소리를 하는가 하면, 여야 지도부의 환담자리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 20분 전인 오전 9시40분쯤 국회에 도착,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여야 지도부와 자리를 함께했다. 박희태 부의장은 "요즘 대통령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고 인사말을 건네자, 노 대통령은 "내가 달라졌다는 것을 받아들인 게 달라진 것"이라고 응수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한나라당이 지난해 선진한국 개념을 주장했는데 이렇게 연설문에 포함됐다"며 조크성 질문을 던졌다. 이에 노 대통령은 "제가 먼저 말해 죄송하다. 같이 선진한국을 만들어나가자"고 말해 박 대표도 웃음을 터뜨렸다.
옆에 있던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굳이 독점을 주장하지 않겠으나, 지적재산권은 인정해 달라"고 말했고, 노 대통령도 "사실관계가 인정되면 로열티를 지급하겠다. 선진한국이 한나라당 정강정책이라면 대통령에게 입당교섭 한번 해보라"고 해 박장대소가 터져나왔다.
○…노 대통령은 국정연설 말미에서도 야당 의석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표절' 얘기를 꺼냈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 내에서 대통령이 (선진한국을) 표절했다고 하는데, 제가 과문해서 미처 몰랐던 것은 사실"이라며 "사실에 관한 증명자료를 주시면 로열티를 지불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농담을 건네 여야 의석 모두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40여 분간의 연설 동안 19차례 박수와 3차례의 웃음이 나오는 등 분위기가 좋았다. 지난해 6월 7일 17대 국회 개원 축하연설 당시의 경직된 모습과는 딴판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본회의장에 노 대통령이 입장할 때는 야당 의원도 기립, 눈길을 끌었다. 다만 박수는 인색해서 박 대표 등 지도부와 몇몇 초선 의원만 연설도중 간간이 박수를 쳤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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