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에 불만을 품은 40대 계약직 노
동자가 노조 회의장에서 분신을 기도하다 난로에 불이 붙어 20명이 부상했다.
25일 정오께 전주시 팔복동 GM대우자동차 직영 전주정비사업소 사무실 2층 회의
장에서 강모(49)씨가 온 몸에 시너를 뿌린 것이 옆에 있던 난로에 옮아붙으며 불이
났다.
이 불로 강씨와 회의장 내부에 있던 노조 관계자 등 20명이 상처를 입고 전북대
병원 12명과 일양병원, 성모병원 등 인근 병원에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강씨는 전신에 3도 이상의 화상을 입고 중태에 빠져 오후 2시께 헬기 편으
로 서울의 화상 전문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나머지는 얼굴 등에 1-3도의 화상을 입었
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현장에 있던 부상자 1명은 "회의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강씨가 들어오더니 욕설
과 함께 '같이 죽자´며 시너를 온 몸에 뿌린 후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는 순간 시너
가 2m 가량 떨어진 난로로 흘러가 옮아붙으며 방 전체로 불이 번졌다"고 말했다.
또 정비사업소장 김모(45)씨는 "갑자기 '펑' 소리와 함께 사이렌이 울려 회의장
쪽으로 가보니 불길과 함께 연기가 치솟아 물을 뿌리면서 부상자들을 구출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당시 회의장에서는 노조 관계자 20여명이 모여 신차개발 설명회
및 계약직 정리해고 문제 등을 논의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이곳에서 엔진오일 교환 계약직 직원으로 일하다 지난달 28일자로 계약
이 만료됐으며 이후 재계약이 되지 않는 것에 불만을 품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강씨가 중태에 빠짐에 따라 경상자와 공장 관계자를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피해 상황을 파악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