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생활력

입력 2005-02-25 11:21:00

가토 도루 지음/수희재 펴냄

'인생 대부분의 문제는 한문 고전 속에 답이 있다.' 이 책은 태어남과 죽음 등 우리가 한번쯤 고민해보았을 문제들에 대한 답을 한문 고전에서 찾고 있다.

저자는 늙는다는 것과 관련, 어차피 나이를 먹는 것이라면 쓸데없는 저항은 그만 두고 아름답게 늙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봄날의 벚꽃도 아름답지만 가을의 낙엽도 그에 못지않은 멋이 있는 만큼 나이는 먹지만 늙지 않고, 하루하루 앞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병촉지명(炳燭之明)의 삶을 가꾸어 나가기를 제안하고 있다. "인생의 미묘한 그림자는 아침이나 대낮의 눈부신 빛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저녘 무렵 등불로 비추면 비로소 보인다. 실제로 인생론에 관한 명저의 대부분은 저자들이 말년에 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병촉지명은 아침 해보다 밝다"라고 말한다.

저자에게 한문은 사고를 단련하는 도구로 젊은 세대의 논설력 저하를 극복하는 대안이다. 저자는 한문 고전을 통해 사고를 단련 할 수 있는 '한문력(漢文力)'은 학교 한문 시험 등에서 고득점을 올리는 학력과는 거리가 멀며 한문을 읽어 가며 그 안에 전개되어 있는 옛 선인들의 사색을 추체험(追體驗)함으로써 얻는 힘, 역사나 우주 등 더욱 커다란 시공 속에 자신을 위치시키고 내일을 살아가기 위한 설계도를 그릴 수 있는 힘이라 밝히고 있다.

저자는 만일 마음에 드는 한문을 찾았다면 그것을 소리 내어 낭독해보고, 노트에 옮겨 적어 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친구와의 대화나 이메일 등을 통해 자신이 찾아낸 한문을 화제로 삼아 가까운 사건이나 사물을 예로 들어 이야기를 펼쳐보면 자신도 모르게 높은 한문력의 소유자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292쪽,1만2천원.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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