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역난방공사 이태헌 감사
한국지역난방공사 이태헌(李泰憲·53) 감사가 최근 감사원장이 주는 감사 우수기관상을 받고 시종 싱글벙글했다.
그냥 받은 상이 아니라 자신과 직원들이 함께 노력해 받은 상이어서다
그는 각 부서가 감사 지적만 받고 그냥 넘어가서는 의미가 없다고 봤다.
지적 사항은 '이상'일 수밖에 없고 업무를 개선하려면 각 부서가 수긍할 수 있는 개선방안이 나와야 된다고 본 것.
그래서 지적사항을 들고 감사실 직원과 해당 부서 직원들이 개선안에 대해 토론토록 했다.
격렬한 토론이 벌어졌고 양측이 모두 수긍한 결과로 감사보고서를 만들었다.
피감 부서 직원이 참여해 만든 개선 방안인 만큼 즉시 개선된 것은 말할 나위 없다.
그는 "다른 기관처럼 상품권을 받거나 막걸리를 나눠 마시느냐를 감사해본 적이 없다"며 "정책감사로 업무효율을 높이는 쪽에 포인트를 맞추니 직원들이 귀찮은 감사를 좋아하게 되더라"고 했다.
대구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고 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 선대본부 경북 총책을 맡았던 그는 2003년 10월 지역난방공사 감사가 된 뒤 "50년 만에 처음으로 갑근세를 내게됐다"며 좋아하기도 했다.
처음으로 직장 생활을 하게 된 그는 일을 제대로 해보자며 "마음을 내려놓고, 자기 절제를 하고, 열정을 가지며, 모르는 문서에 절대 도장을 찍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고 한다.
직원들과 강원도에 놀러가 래프팅을 함께하고 포항 고향집으로 초대해 접대(?)도 했다.
명절 때 직원들이 상사에게 선물하는 풍토도 없앴다.
하지만 자신은 청소 아줌마, 경비실 직원 등에게 선물을 줬다.
아랫사람이 주는 것은 '뇌물'이지만 윗사람이 주는 것은 '선물'이라고 했다.
이처럼 직원들의 마음을 얻으려 애쓰는 이유를 묻자 "직원들이 정당 몫으로 감사가 된 나를 통해 참여정부를 바라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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