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Travel라이프 유럽 배낭여행-(2)여행 100배 즐기기

입력 2005-02-23 11:22:50

1989년 여행자유화가 시작된 후, 한국의 관광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한때 특급 신분의 상징이었던 여권도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고 비용 면에서도 오히려 국내여행보다 더 저렴한 외국 관광 상품이 나올 정도다. 이제는 더 이상 외국을 여행한다는 것이 남들의 이야기만이 아닌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런 급성장의 이면에는 부작용도 따랐다. 일부 여행자들과 관광업계의 비정상적인 행위로 인해 아직까지 후진국형의 관광 형태를 답보하는 것이 그것이다.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덤핑 저가 여행, 그에 따른 여행사의 출혈 경쟁, 부실한 숙소와 식사, 관광의 일정보다는 쇼핑과 옵션에 더 신경 쓰는 주마간산식의 스케줄 등.

이런 현상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으니 바로 FIT(Frequently Independent Traveler), 즉 개별 여행이다. FIT란 꽉 짜인 일정의 패키지 여행에서 벗어나 스스로 원하는 바를 찾고자 하는 개인별 여행을 뜻한다.

단체 여행의 대표격인 패키지 관광은 사실 그 자체가 나쁜 여행은 아니다. 미리 짜인 일정으로 특별히 준비하지 않아도 외국의 새로운 풍경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제대로만 행해진다면 시간에 쫓겨 준비하기 힘든 현대인들에게는 딱 알맞은 관광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이다.

배낭여행으로 대표되는 개별여행은 처음엔 현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준비과정 때문에 힘이 들 것 같지만 실제 여행지를 마음으로 담아올 수 있는 체험적인 여행이다. 항공권, 교통패스, 숙박, 보험 등 여행을 위해 필요한 것들 중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선택해 맞추어 가는 가장 선진화된 여행형태인 것이다.

여행(旅行)은 '경험'이 바탕이 되어 여행지에서 보고 먹고 마시는 것뿐 아니라 스쳐 지나가는 여행자들, 우연히 만나게 되는 인연들, 그 모든 것들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배낭여행은 이런 여행의 의미를 십분 느낄 수 있는 여행이다.

프랑스 파리에 갔을 때 먼 발치에서 에펠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돌아오는 단순한 관광을 할 수도 있지만 직접 고생하면서 에펠탑에 올라가는 여행을 할 수도 있다. 그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은 본인에게 달렸지만 에펠탑에 올라 그곳에 있는 간이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커피의 향기를 맡아보는 것이 진정한 유럽을 느낄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이영석 고나우여행사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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