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대 과천이전'…실언일까?

입력 2005-02-21 18:25:07

육·해·공군본부인 충남 계룡대를 경기도 과천

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윤광웅 국방장관은 21일 국회 국방위 질의 답변과정에서 계룡대의 과천 이전 가

능성을 언급했으나 파문이 일 조짐이 있자 즉각 이를 부인했다.

윤 장관과 국방부가 '계룡대 과천 이전 계획이 없다'고 적극 부인하고 있으나

군 안팎에서 윤 장관의 애초 발언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계룡대 이전' 단순 말 실수인가 = 윤 장관은 이날 국방위에서 행정수도가 공

주.연기로 이전하는 것을 전제로 "육·해·공군 3군 통합기지인 계룡대의 과천 이전

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계룡대의 과천이전 가능성'을 타진한 열린우리당 조성태의원(전 국

방장관)의 질의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한다. 각 군 본부가 수도에서 떨어져 있는 경

우가 없기 때문에 그 점에서 원칙적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이 문제에 대해) 과천시

와 대화를 전개하려고 한다"고 답변한 것이다.

윤 장관의 이 같은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계룡대와 국방부는 벌집 쑤시듯 발칵

뒤집혔다.

계룡대를 과천으로 옮기는 작업은 막대한 이전비용 뿐 아니라 대북 안보대비태

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할 신중한 문제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장관은 오후 비공개회의와 공개회의에서 자신의 발언을 적극 부인했

다. 계룡대 이전 추진 발언이 자신의 말 실수였다면서 정정한 것이다.

윤 장관은 "조성태 의원이 국방부 정책실장과 장관으로 있을 때 (이전을)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고 여러 군 선배들도 이를 논의한 것으로 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국방부에서 행정적으로 이를 검토했거나 검토할 계획은 없다"고 부인한 것.

계룡대의 과천 이전 방안을 과천시와 협의해보겠다는 애초 발언을 정면으로 뒤

집은 것이다.

그러나 윤 장관의 이런 태도에 대해 정작 군 관계자들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

이다.

국방부본부 문민화 등 국방개혁 청사진을 마련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는

윤 장관이 이 같은 어이없는 '실언'을 할 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국군기무사령부의 과천 이전계획에 대해 과천시민들이 적극 반대하고 있는 상황

에서 계룡대 이전 방안까지 불거져 한동안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무사령부 이전 문제를 예로 들면서 "계룡대를 이전하기 위해

서는 해당 자치단체와도 협의가 이뤄져야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현실성이 없다"

고 말했다.

▲계룡대 과천이전 현실성 있나 = 계룡대를 과천으로 이전하자는 제안은 여당

일부 의원들에 의해 지난해부터 제기돼왔다.

열린우리당 장영달의원은 지난해 6월 우리당 의원총회에서 육·해·공 3군 본부

를 경기도 과천시 정부종합청사로 옮기고 계룡대 자리에 신행정수도를 건설하자는

주장을 내놨다.

장 의원은 "3군 본부가 들어있는 계룡대는 1980년대 후반 전두환 정권이 행정수

도로 이전하려고 지은 곳인데 당시 사회적으로 갑론을박이 있어 옮기지 못하고 대신

군시설이 이전했다"며 "정부가 현재 계룡대 시설에 입주만 하면 기능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장 의원은 군 관계자들도 현재의 계룡대는 군사적으로 적절한 위치가 아니

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122여만 평에 달하는 계룡대 부지에 신행정수도를 건설하면 부지매입비를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계룡대 건물이 첨단 지능형으로 정부종합청사로 이용하기에도 부

족함이 없다는 논리인 것이다.

그러나 군 관계자들은 계룡대가 산세가 험한 계룡산을 뒤로하고 있어 적의 전투

기나 미사일 공격을 회피할 수 있기 때문에 천연 요새로써 손색이 없다며 부정적인

반응이다.

군 관계자는 "군 방첩·정보수집 기관인 기무사의 이전계획에 대해서도 과천시

민들이 적극 반대하고 있는 마당에 3군 본부를 옮긴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며 "만

약 계룡대를 이전하려면 합당한 이유를 제시하거나 군사 안보대비태세 등을 종합적

으로 검토하는 등 국민여론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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