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예대 마진 확대로 사상 최대의 순익을 남긴 은행들이 올해도 대출 금리를 예금 금리보다 더 큰 폭으로, 더 빠르게 올려 서민 가계와 중소기업을 울리고 있다. 국민'우리'조흥'하나'제일은행은 변동 금리 대출 상품의 금리를 최근 지난해 말 대비 0.2~1.01% 포인트 인상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신규 취급액 기준 저축성 예금 평균 수신 금리와 대출 금리 차가 2.11% 포인트로 벌어졌다. 이에 앞서 금융감독원 조사에서도 지난해 1∼9월 8개 시중 은행의 예대 금리 차는 평균 3.59%로 2003년에 비해 0.23% 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리딩 뱅크'를 자처하는 국민은행의 예대 금리 차가 4.39% 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은행들이 '전당포식 영업'으로 손쉽게 돈벌이를 한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는 수치다.
은행들은 예대 마진을 확대하면서도 콜 금리가 인하된 지난해 11월 이후 연말까지 중소기업 대출은 7조 원 이상 줄였다. 또 개인 사업자들을 상대로 대출금을 회수해 영세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은행들의 예대 마진 확대는 중소기업과 서민 가계를 압박해 경기 회복에도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 은행들의 이자 수익 비중은 80% 이상인 반면 선진국 은행들의 이자 부문 비중은 60% 이하다. 외환 위기 이후 국내 은행들은 금융 산업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웠다. 그러나 덩치만 키웠지 수수료와 수익 증권'보험 판매 등으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지 않고 예대 마진이나 따먹는 종전 영업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은행 전쟁'이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동원, 경쟁을 벌이는 은행들이 예대 마진을 줄이기는커녕 거꾸로 확대한 것은 은행 간 담합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금융 당국의 지도 감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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