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제3의 박주영을 키워 내겠습니다"

입력 2005-02-17 09:37:26

변병주 청구 중·고 축구감독

"제2, 3의 박주영을 키워내 한국축구 선진화에 앞장서겠습니다.

"

1980년대 국가대표로 맹활약한 변병주(45) 청구중·고 축구감독은 요즘 신이 났다.

'청출어람(靑出於藍)'. 자신이 키운 '축구 천재' 박주영(20) 선수가 차세대 한국축구를 걸머질 재목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 변 감독은 국가대표 시절 A매치 100여 경기에 출장했고 1979년 박경훈·백종철 선수 등과 함께 청구고를 전국고교축구대회 5관왕에 올린 스타 선수 출신이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박주영 선수가 변 감독의 눈에 띈 것은 청구중 축구부때부터. 변 감독은 "주영이가 어린 나이에 걸맞지 않게 축구의 기초 기술이 뛰어났고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해 대성할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청구고로 진학한 '미완의 대기' 박 선수를 변 감독은 더욱 채찍질했다.

변 감독 자신이 선수시절 부족했던 점을 박 선수에게 전수했으며 특히 잠들기 전에 가상훈련을 꾸준히 하도록 주문했다는 것. 변 감독이 강조하는 것은 자율축구. 선수들을 혼내며 훈련시키지 않고 생각하는 축구, 창의적인 축구를 하도록 유도한다는 것. 변 감독은 "자율 축구 영향인지 주영이의 경우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깨우쳤다"며 "그라운드에서 창조적인 플레이를 펼칠 때마다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또한 변 감독은 고3때 축구부 주장을 맡은 주영이가 크로스컨트리 체력훈련때 정해진 시간에 들어오지 못한 동료·후배들과 함께 들어오는 리더십도 발휘했으며 외모에 신경쓰는 주영이에게 머리를 짧게 깎으라고 하자 그러지 않아도 우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후일담을 털어놨다.

스승을 넘어 훌쩍 커버린 제자. 변 감독은 그런 주영이지만 고언도 서슴지 않았다.

"언론의 집중 조명에 연연하지 말고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내공(?)을 다져라"는 변 감독은 "체중을 불려 유럽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 이겨야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구고 총동창회(회장 이중건)는 15일 컨테이너 숙소의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걸출한 선수를 배출해내고 있는 변 감독에게 1천만 원의 격려금을 전달했다.

전수영기자 poi2@imaeil.com사진: 제2의 박주영을 길러내기 위해 힘쓰고 있는 변병주 청구고 감독(왼쪽 두 번째) 이 이중건 청구고 총동창회장(오른쪽 두 번째)으로부터 격려금 1천만 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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