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이벤트-도전! Travel 라이프
"여러분은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만큼의 행운을 잡은 겁니다."
서영학(43) 고나우여행사 대표의 첫마디는 서먹한 분위기를 깨기엔 충분했다. 고나우 여행사 사무실에 모인 사람들은 삽시간에 웃음보를 터트린다. 좀 전까지의 굳은 표정들은 온데간데없어졌다. 지난 5일 오후 3시, 매일신문과 고나우여행사의 후원으로 실시한 유럽 배낭여행 독자이벤트에 선발된 6명이 한자리에 만났다. 하나같이 기대에 부풀어서인지 한번 터진 웃음은 좀체 가시지 않는다.
모두들 아직 얼떨떨하다며 입을 모은다. 선발자 중 맏언니인 도현주(39'여)씨는 "1차로 뽑혔다고 신문사에서 전화 왔을 때는 그저 긴가민가했는데 지금도 안 믿어진다"라며 싱글벙글이다. "아무래도 베스트셀러 '연금술사'에도 나오듯 간절히 바라면 세상의 기운이 도와주는 것 같다"라고 평했다. 도씨는 "뽑혀서 좋긴 한데 좀 더 여유를 주시지"라며 애교 섞인 엄살도 떤다. 그도 그럴 것이 도씨는 설날 연휴가 끝나자마자 16일 바로 유럽으로 떠나 첫 여행 기사를 써야 하는 임무를 맡았기 때문이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라는 말에 고개는 끄덕이지만 첫 테이프를 끊는다는 게 사실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도씨는 "같이 가게 될 딸에게 많은 잡일을 떠맡겨야 되겠다"라며 심술을 부린다.
대학생 정영애(20'여)씨는 자기가 더 행운아라며 손뼉을 친다. 정씨는 "어차피 이번 여름에 유럽 배낭여행을 가기로 마음먹고 있었는데 이렇게 무료로 갈 수 있게 되었으니…"라며 감격해했다. 프리랜스 작가 강건해(29'여)씨도 기쁘긴 마찬가지. 유럽신화에 대해 책을 펴내려고 자료를 모으고 있던 강씨에겐 유럽여행이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강씨는 "유럽 구석구석을 뒤져 유럽 신화의 재발견을 이뤄보겠다"라며 당찬 포부를 밝힌다.
대학생 박지혜(21'여)씨가 선발 기준이 뭐냐고 묻자, 맏언니 도현주씨가 "너무 이뻐서 뽑은 거 아니냐"라며 농담(?)을 건다. 그러자 서 대표는 "기준은 외모의 역순인데 이런 사실을 외부에 절대 알리지 말라"라며 우스갯소리로 받아넘겼다.
이어 이영석(34) 고나우여행사 과장은 "유럽 무료여행의 기회가 주어진 만큼 여러분의 책임도 크다"며 운을 떼면서 사전 교육을 위해 분위기를 잡는다. 서 대표가 "여러분은 이제부터 단순한 여행자가 아닌 매일신문의 인턴기자입니다"라며 말을 잇자 선발자들은 모두 진지한 표정으로 금세 바뀐다.
유럽을 80번 넘게 돌아다닌 베테랑 이 과장이 자신의 노하우를 살려 유럽 여행시 꼭 기억해야 할 알짜정보를 조목조목 설명해가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배낭여행에 관한 몇가지 편견들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배낭여행은 젊은이들만을 위한 여행이 아닐 뿐더러 무조건 고생만 하는 여행도 아니라는 것.
"과거처럼 될 수 있으면 저렴한 비용으로 더 많은 곳을 찾고 더 많은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단순한 강박관념은 버려야 한다"며 "소비자가 자신에게 맞는 옷을 고르 듯 배낭여행은 선진화된 맞춤여행"이라 정의했다.
또 여권은 외국에 갔을 때 곧 그 사람의 신분증이 되기 때문에 여권에 적힌 이름이나 서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종종 여권의 영문이름과 항공권이나 유레일패스(유럽 통합 할인 기차 탑승권)에 찍힌 이름이 달라 다른 사람으로 오인받지 않도록 반드시 실명으로 쓸 것을 당부했다.
유레일 패스도 입석권임을 감안해 자리가 필요하면 사전 예약을 해야하며 잃어버렸을 때는 한국인들에게만큼은 재발급이 금지돼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일부 몰지각한 한국 여행객들이 분실하지 않고도 분실했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 그 이유. 이어 짐이 되지 않도록 배낭은 가볍게 꾸리는 것이 좋고 안경이나 콘택트렌즈의 경우 유럽에서는 구하기가 힘들고 무척 비싸기 때문에 꼭 챙겨가야 한다고 덧붙인다.
1시간여의 교육이 마무리되자 침묵을 지키던 청일점 김상규(25)씨는 "그저 막연한 기대에 부풀어 있었는데 이것저것 얘기를 듣다보니 새삼 걱정이 된다"라며 "사전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해야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23일부터 도현주씨를 시작으로 유럽여행 독자이벤트에 뽑힌 6명의 여행기사가 한달 단위로 차례로 실립니다. 도현주씨는 '유럽의 재래시장'을, 박지혜씨는 '영화가 있는 유럽', 오선영씨는 '유럽의 춤문화', 김상규씨는 '유럽의 술과 술문화', 강건해씨는 '유럽과 호흡하는 신화', 정영애씨는 '동화 속 추억여행'을 테마로 여행기를 싣게 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사진: 이영석 고나우여행사 과장이 매일신문 유럽배낭여행 독자이벤트에 뽑힌 6명에게 유럽여행시 꼭 챙겨야 할 사항들을 교육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오선영, 도현주, 박지혜, 이 과장, 정영애, 강건해, 김상규씨. 정운철기자 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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