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수 폭포' 관광 가이드

입력 2005-02-16 11:30:32

이과수폭포의 규모는 엄청나다. 직접 보고 느끼는 것만이 이과수폭포를 설명하는 길이다. 직접 접하고도 어디에 눈을 둬야 할지 모를 정도다. 무턱대고 처음부터 사진을 찍다 보면 필름(디지털카메라 메모리)부족으로 낭패를 당하기 일쑤다. 짜임새 있게 폭포를 보기 위해서는 설계가 필요하다. 브라질 포스두 이과수시에 사는 현지 가이드의 안내로 브라질 사이트, 정글'보트투어, 아르헨티나 사이트를 차례로 둘러봤다.

◆브라질 사이트

물줄기 대부분이 아르헨티나 쪽에 있지만 폭포 전경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거꾸로 브라질 쪽을 찾는 것이 좋다. 출발지는 포스두 이과수시. 시내에서 차로 20분 정도 달리면 이과수국립공원 관리사무소가 있고 공원에 들어와 12km를 더 달리면 폭포 입구다. 차에서 내리면 곧바로 귀를 울리는 소리에 폭포가 가까이 있음을 알게 된다.

계곡과 숲 사이로 잘 닦인 산책로를 따라 5분쯤 걸으면 강 건너편 아르헨티나 쪽의 폭포 수십 개가 눈앞에 펼쳐진다. 물보라가 누군가 불을 지핀 것처럼 연기가 되어 피어오른다. 모퉁이를 돌아서면 영화 미션 촬영지로 유명한 삼총사폭포. 이름처럼 물줄기가 세 갈래로 선명하다. 잠시 숨고르기를 하면 숲 속에서 집단 서식하는 앵무새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절벽 아래로 내려가면 걸어서 폭포에 가장 가까이 갈 수 있는 곳. 비옷을 입어야 할 정도로 물보라가 거세고 물소리의 진동을 느끼게 된다. 왼쪽에는 브라질 쪽 폭포가 바로 코앞에서 황갈색의 거센 물줄기를 거침없이 떨어뜨린다.

60m 높이의 전망대에 오르면 폭포의 전경이 드러난다. 눈 위로는 이과수강이 흐르고 눈 아래는 브라질 쪽 폭포. 건너편 끝에는 폭포의 하이라이트로 불리는 '악마의 목구멍'이 호흡하고 있다. 강 위로 올라서면 너무나 잔잔한 물 흐름에 아래 폭포가 있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는다.

◆정글'보트투어

이과수폭포를 들춰 보는 체험 마당이다. 아열대 기후의 정글 이과수국립공원의 자연 생태계와 폭포의 위용을 직접 느껴볼 수 있다. 차를 타고 '사파리 보트투어'사무소로 이동, 매표를 하면 가이드를 따라 정글 내부로 들어간다. 보트를 타는 선착장까지 차를 타거나 걸으면서 정글의 다양한 동식물을 만날 수 있다. 큰 나무에 난초가 기생하는 모습이 이채롭고 10cm 이상의 큰 나비, 너구리나 다람쥐 같은 야생동물들을 볼 수 있다.

구명조끼 등 보호장구를 갖추고 보트를 타면 폭포수를 만끽할 수 있다. 보트가 지그재그로 10분 정도 질주하면 여인네의 치마 속에 들어 온 느낌이다. 물줄기가 온통 눈을 가린다. 삼총사폭포 아래서 보트 운전자가 곡예를 부린다. 폭포 샤워. 소리를 지르며 손가락을 치켜들면 운전자는 다시 폭포 아래로 보트를 몰고 가는 스릴을 제공한다. 폭포 아래 강에서는 래프팅과 절벽 타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아르헨티나 사이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국경 검문소를 차례로 넘어 아르헨티나의 이과수국립공원으로 이동해야 한다. 보트로 가면 몇 분 만에 도착하지만 국경(다리 위)이 있기에 차로 1시간여 동안 이동해야만 공원 관리사무소에 도착한다. 이곳에서는 기차를 타고 이동. 시간 여유가 있으면 짜임새 있게 만들어 놓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폭포 구석구석을 둘러보면 된다.

2번째 역에서 내리면 '악마의 목구멍(폭포에 이르기 직전까지 물결이 잔잔해 지형을 잘 모르는 인디오들이 이곳에서 자주 목숨을 잃어 붙여진 지명)'으로 직행하는 길. 찜통 더위 속에서 만난 '악마의 목구멍'은 거센 물보라를 일으켜 눈을 제대로 뜰 수 없게 한다.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떨어지면서 내는 굉음에 공포감이 엄습할 정도다.

키스로 사랑을 나누는 비키니 차림의 연인, 휠체어를 타고 온 소녀의 간절한 기도, 늘씬한 서구 아가씨의 담배 연기. 인간들이 내뿜는 욕망과 사랑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이과수 강물은 거침없이 흘러내렸다. 다시 오기 힘든 곳. 마음을 가다듬고 물줄기 아래를 내려다보니 무지개가 선명하게 폭포를 가로지르고 있고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한껏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카메라에는 이과수폭포의 어떤 모습이 담겼을까.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이과수폭포를 가려면 단단히 체력을 다져야 한다. 남미 브라질은 국내에서 가장 먼 여행지. 브라질로 바로 가는 비행 편이 없으므로 미국 또는 유럽을 경유해 상파울루로 가야 한다. 어느 쪽으로 가든 국제선만 20여 시간 비행기를 타야 한다. 상파울루에서는 브라질 국내선으로 이과수까지 가면 된다. 비행 시간은 1시간 30분.

미국을 경유하면 미국 비자가 필요하지만 유럽으로 가면 비자 없이 다녀올 수 있다. 우리나라는 브라질'아르헨티나와 비자협정을 맺고 있다.

사진: 1.이과수폭포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악마의 목구멍' 전망대. 2. 보트투어 선착장 3.아르헨티나 이과수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서 출발하는 기차. 4. 삼총사폭포 (위에서부터 차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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