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TV, 이렇게 골라라

입력 2005-02-15 11:55:51

가전제품 가운데 TV만큼이나 소비자들에게 '즐거운 고민'을 안겨주는 것도 드물다. 하루가 멀다고 디지털 TV가 진화하는 데다 가격도 지속적으로 떨어져 TV를 사려는 소비자들은 제품을 선택하는데 머리를 싸맬 수밖에 없다. 여기에 최근에는 두께를 대폭 줄인 32인치급 슬림형 브라운관 TV까지 등장했다.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서는 사전에 디스플레이별 장·단점을 꼼꼼히 따져보고 가격, 기호, 공간 활용성, 용도 등 개별 취향에 맞춰 TV를 골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

▲디지털TV '봇물'=디지털 TV란 디지털 방송을 수신해 시청할 수 있는 TV다. 기존 아날로그 TV에 비해 화질이 크게 향상됐을 뿐 아니라 극장 수준의 음향, 양방향 데이터 방송이 가능하다. 디지털 TV는 화질에 따라 표준화질(SD)과 고화질(HD)로 구분되는데 아날로그 TV보다 SD급은 2배가량, HD급은 5배가량 선명하다. 특히 HD급은 주사선이 1천80 라인이나 되기 때문에 사람 피부의 땀구멍까지 보일 정도로 선명하다. SD급 TV는 초기 보급형 모델로 출시되고 있지만 HD급에 비해 가격차이가 거의 없어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셋톱박스(디지털 방송 수신기) 내장 여부에 따라 디지털 TV는 일체형과 분리형으로 나뉜다. TV에 셋톱박스를 내장한 제품이 일체형이고 추후에 별도로 구입, TV에 연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분리형이다. 분리형이 일체형보다 싸다. 화면 비율별로는 기존 아날로그 TV처럼 가로, 세로 비율이 '4대 3'인 제품과 극장식 와이드 화면 비율인 '16대 9'인 제품이 있다.

디지털 TV는 디스플레이 방식에 따라 브라운관, 프로젝션, LCD, PDP TV 등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우리에게 익숙한 브라운관 방식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다. 특히 이달 초 브라운관의 최대 약점인 두께를 39㎝로 줄여 '날씬해진' 슬림형 브라운관 TV(149만 원) 32인치 급이 출현함에 따라 초슬림 TV가 기존 브라운관 TV 수요를 상당부분 흡수하면서 안방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프로젝션 가운데는 DLP(Digital Light Processor)가 선명도 등의 장점을 바탕으로 최근 북미와 국내 시장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으며 삼성과 LG전자 모두 DLP에 주력하고 있다. PDP TV는 브라운관이나 DLP프로젝션 TV에 비해 두께가 매우 얇다는 특징 때문에 '벽걸이 TV'로 불린다. 42인치대부터 63인치대까지 500만 원대부터 1천730만 원대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 LCD TV는 소비전력이 PDP TV 대비 3분의 1 수준이며 화면이 전체적으로 차분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기 좋다는 평가도 있다.

▲가격, 취향, 공간활용성 따져봐야=공간 활용성이 최우선인 고객들에겐 PDP, LCD TV 등 평판 TV가 제격. 하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고가이므로 가격을 중시한다면 브라운관이나 프로젝션 TV가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슬림형 브라운관 TV는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두께상의 한계도 적지 않게 극복했기 때문에 가격과 공간 효율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 '절충점'이 될 수 있다.

40인치급의 프로젝션이나 PDP를 시청하려면 시청거리가 최소한 3m 이상은 돼야 적당하다. 시청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쉽게 눈이 피로해질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중소형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브라운관 HD급 일체형 TV가 무난하며, 중대형 아파트라면 LCD TV, DLP 프로젝션TV, PDP TV와 같은 대형화면 제품이 적합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 디지털 방송표준이 결론났기 때문에 비용과 공간 활용면에서 일체형이 낫다. 화면비율은 16대 9 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디지털 방송 규격이 16대 9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16대 9 화면을 사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일반적 특징을 숙지한 후 직접 매장에 가서 눈으로 비교하고 확인해 봐야 한다는 것. 객관적인 선명도에서는 브라운관 TV나 LCD TV가 앞서지만 때로는 PDP TV의 부드러운 화질이 보다 감성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6가지 색상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DNIe기술을 채용, 사용자만의 스타일로 영상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게 됐다. 이와 함께 현재 300만 원 안팎인 LCD TV는 올해 150만 원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점쳐지고 PDP 패널 가격도 연 30~40% 수준씩 하락할 전망이어서 어떤 디스플레이를 살지 망설이고 있는 고객이라면 조금 더 기다려 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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