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正浩는 自號古山子라. 素多巧藝하고 *癖於*輿地之學하여 博考廣*蒐하여 嘗作地球圖하고
김정호 자호고산자 소다교예 벽어 여지지학 박고광수 상작지구도
又作大東輿地圖하여 能畵能刻하여 印布于世하니 詳細精密이 古今無比러라.
우작대동여지도 능화능각 인포우세 상세정밀 고금무비
又*輯東國輿地考十卷이나 未及脫稿而沒하니 甚可惜也러라.
우 집동국여지고십권 미급탈고이몰 심가석야
김정호의 자호(스스로 삼은 호)는 고산자이다. 본디 재주가 많고 지도학에 집착하여, 널리 살피고 널리 수집하여 일찍이 지구도를 만들고 또 대동여지도를 만들어 잘 새기어 세상에 인쇄하여 배포하였다. 상세하고 정밀함이 고금에 견줄 바가 없었다. 또한 열 권의 동국여지고를 엮었으나 원고를 마침에 이르지 못하고 죽으니 심히 애석할 따름이다.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는 김정호가 *刻苦(각고)의 노력 끝에 만들어 낸 22첩으로 된 *木版本(목판본)으로 이 목판본도 그가 손수 파고 새긴 것이다. 이 지도는 약 16만 분의 1로 *縮尺(축척)된 가장 정밀한 지도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이 지도는 가로 4m, 세로 7m의 대형 크기인데, 여덟 폭(책 크기)으로 접어 간수하고 휴대하기가 매우 편리했다고 한다. 대동여지도는 현존하는 전국지도 중 가장 큰 지도로 적어도 3층 이상의 공간이 있어야 걸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웬만한 책자에는 수록하기가 힘들어 대부분의 책에는 의 부분만을 수록하고 있다.
대동여지도는 이전의 지도와는 구별되는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먼저 대동여지도는 이전 지도에서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축척을 표시하였는데, 즉 10리마다 눈금을 찍어 거리를 나타낸 것이다. 특히 산맥을 추상화하여 선과 면으로 표시함으로써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선의 넓고 좁음에 따라 산의 모양과 크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이전 지도에서는 인구수와 토지 면적 등을 비롯한 여러 가지 설명을 지도의 여백에 기록하였으나, 대동여지도는 글씨를 가능한 줄이고, 표현할 내용을 기호화하는 새로운 방식을 확립하여 현대지도와 같은 세련된 형식을 보여 주었다. 즉 인문 지리적 지도의 성격에서, 지역의 위치만을 충실히 알려 주는 자연 지리적 지도로 바꾸었음을 알 수 있다.
대동여지도는 지도의 보급과 대중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목판본 지도라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이전의 지도는 *筆寫本(필사본)으로 제작이 한정될 수밖에 없었으나 목판본은 인쇄가 가능하므로 많은 수의 지도를 찍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흥선대원군이 국가 기밀을 누설할 수 있다는 누명을 씌워 김정호를 투옥하였다는 설도 생겨난 것이다.
자료제공 : 장원교육 한자연구팀
▨ 한자풀이
*癖(벽)버릇
*輿地之學(여지지학) :지도학. '輿地(여지)'는 수레처럼 만물을 싣고 있는 땅.
*蒐(수)모으다 *輯(집)모으다
*刻苦(새길 각, 쓸 고) : 고생을 견디며 몹시 애씀
*木版本(나무 목, 널 판, 근본 본) : 나무에 글이나 그림을 새겨 인쇄할 수 있도록 한 책
*全貌(온전할 전, 모양 모) : 전체의 모습
*筆寫本(붓 필, 베낄 사, 근본 본) : (붓으로) 베껴 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