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센터 '장사 손놓을 판'

입력 2005-02-14 09:31:19

경기 침체 장기화…중고물품 거래도 '뚝'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각종 재활용품이나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재활용센터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중고품에 대한 수요가 늘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소비심리까지 극도로 위축되면서 중고물품의 공급과 수요 자체가 줄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일요일인 13일 오후 서구의 한 재활용센터. 가전제품, 가구 등 갖가지 물건들이 센터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지만 손님의 발길은 뜸했다.

센터 관계자는 최근 6개월간 매출이 300만 원에 그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달에는 한달 내내 문을 열었지만 보름 가량을 손님 한번 찾아오지 않았다는 것. 그는 "외환 위기 이후 재활용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었으나 지난해부터는 발길이 끊기면서 매출이 예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했다.

그는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조만간 문을 닫게 될 지도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다른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 매출이 크게 줄면서 경영난에 문을 닫거나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직원을 내보내는 곳들도 많다는 것.

업계 관계자들은 "경기가 좋으면 소비자들이 새 가구나 가전제품을 많이 구입하고 그만큼 쓸만한 중고품도 많이 나오게 마련인데 저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쓰던 물건을 아껴쓰면서 재활용센터에 물건을 내놓지도, 구매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창업 열기가 식어 사무실 개업마저 사라진데다 값싼 중국산 제품이 쏟아지면서 가격 경쟁에서도 밀려나 어려움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

ㅈ 재활용센터 관계자는 "건축업계, 식당업 등의 개업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중고 물품거래도 함께 침체되고 있다"며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라고 했다.

재활용센터 관계자들은 3월 신학기를 맞아 학생들의 구매에 기대를 하고 있지만 사회전반적인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여건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걱정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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