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이영표 골…쿠웨이트 2대0 눌러
한국 축구대표팀이 2002년 한일월드컵 후 오랜만에 압박축구의 진면목을 선보이며 2006년 독일 행을 향해 힘찬 첫 걸음을 내디뎠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A조 첫 경기에서 전반 이동국의 환상적인 발리슛 선제 골과 후반 이영표의 쐐기 골로 쿠웨이트를 2대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한국은 1승을 먼저 챙기며 승점 3을 확보, 이날 1대1로 비긴 사우디아라비아와 우즈베키스탄(승점 1)을 제치고 조 선두로 나섰다. 미국 전지훈련 무승(2무1패), 이집트전 패배로 우려를 낳았던 본프레레호는 애타게 기다려온 을유년 새해 첫 승을 5경기만에 가장 중요한 한판에서 신고하며 지난해 7월 출범 이후 7승5무3패를 기록했다.
또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5위 쿠웨이트와의 역대전적에서도 7승3무8패로 열세의 격차를 좁혔고 지난해 7월 아시안컵 4대0 대승에 이은 이날 완승으로 1980년 이후 25년 만에 쿠웨이트에 2연승을 달렸다.
멋진 설날 밤 선물이었다. 승리의 원동력은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창조 때 빛을 낸 미드필드진의 강력한 압박이었다. 수비형과 공격형 미드필더로 각각 포진한 박지성(에인트호벤)과 김남일(수원)의 플레이는 단연 돋보였다.
'플레이메이커'로 나선 박지성은 짜임새있는 경기 조율과 함께 강철같은 체력을 앞세워 1차 수비수 역할까지 소화하며 중원을 장악했다. 박지성은 후반 35분에는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에서 한솥밥을 먹는 이영표(오른쪽 윙 미드필더)와 두 번째 골을 합작해냈다. 박지성이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감각적인 찔러주기 패스를 연결하자 이영표가 볼을 이어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쿠웨이트의 오른쪽 골네트를 흔든 것.
한일월드컵을 통해 최고의 스타로 부상했던 '터프가이' 김남일은 본프레레호의 든든한 수비핵으로 입지를 굳혔다. 김남일은 찰거머리 수비와 함께 뛰어난 위치선정으로 여러 차례 가로채기에 이은 최전방 공격수를 향한 정확한 공간패스로 첫 승의 보이지 않는 수훈을 세웠다. 김남일은 전반 24분 이동국의 환상적인 터닝 발리슈팅의 단초가 되는 패스를 연결했다.
본프레레호에서 황태자로 떠오른 이동국은 그림같은 한방으로 스트라이커의 입지를 더욱 다졌다. 문전에서 득점 기회를 엿보던 이동국은 미드필드 왼쪽에서 김남일의 위협적인 크로스가 수비수 머리에 맞고 포물선을 그리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볼을 응시하며 몸을 돌려 전광석화 같은 왼발 터닝 발리슛을 때렸고 볼은 쿠웨이트 골포스트 왼쪽을 강타하며 안쪽으로 파고 들어 세차게 그물을 흔들었다. 지난해 12월19일 전차군단 독일을 무너뜨린 터닝슛을 이번에는 왼발로 보여준 이동국의 논스톱슛 축포였다.박재홍(전남)-유경렬(울산)-박동혁(전북)으로 새롭게 자여진 한국의 스리백 수비라인도 우려를 불식하고 전반적으로 안정감을 보였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9'10일)
△A조
한국 2-0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1-1 우즈베키스탄
△B조
일본 2-1 북한
이란 0-0 바레인
사진: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첫 경기 에서 한국의 이동국이 쿠웨이트 알수와예(왼쪽)와 메사메드 알엔지(오른쪽) 사이에서 터닝 발리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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