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발 부산행 KTX(고속철)가 설연휴인 10일 오전 10시쯤 경기도 광명터미널에서 원인을 모른채 정차해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 1월부터 철도청이 공사로 바뀐 이후 계속 크고작은 문제가 끊이지 않더니 기어코 고속열차로서는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수도 없는 원인 불명의 정차 사고가 난 것이다. 이번 사고는 그 자체로도 문제이지만 '공사(公社)의 시스템'에 근원적인 불안요인이 내재해 있음이 상징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고에서 짚고 넘어갈 건 달리던 고속철이 사구간(死區間'일정기간 전기가 끊기는 시스템)에서 느닷없이 정차해버렸는지 그 원인을 공사 당국에서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문제는 사고후의 일시적인 불편보다 훨씬 더 심각한 불안을 내포하고 있음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우리 고속철은 도입할 때부터 공사 기간 중이나 개통 이후까지 계속 말썽을 부려온 게 사실이고, 아직까지 그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번 사고는 그 불안의 결정체로 작용, 자칫 '고속철 불신(不信)으로 이어져 '믿고 탈 게 못된다'는 인식이 확산될 우려가 커졌다.
따라서 공사측은 하루빨리 그 원인을 밝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해명을 하고, 재발 방지 대책까지 철저히 세워야 할 것이다. 차제에 공사 전환 이후 지나치게 수익성만을 의식, 불합리한 구간 요금인상이나 일주일 전의 예약선납금제 등 운영 체계도 긴 안목에서 재점검해봐야 한다. 국영(國營) 체제의 불합리한 점을 과감하게 고쳐보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전제로한 운영 체계가 돼야지 공사가 되자마자 흑자에만 혈안이 되는 '장사꾼'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철도는 공익성과 안전성이 그 특장점인데 그게 깨져 버렸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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