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동원 피해신고 설명회장 '북적'

입력 2005-02-05 10:06:08

'일제 강점 하 강제동원 피해신고' 업무가 시작되면서 문경시청의 사무실은 요즘 전화벨 소리와 노인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문경시는 4일 오전 11시 점촌시내 식당을 빌려 대일 민간법률구조회 문경지회 협조를 얻어 일제 강제동원피해신고서 작성과 관련한 설명회를 열었는데 무려 200여 명의 주민이 몰렸다.

이날 참석자들은 '일제 강제동원 희생자 진상보상청구 문경시지회'를 구성하고 초대 회장에는 신현달(65·문경시 농암면 농암리)씨를 선출했다.

김용락(82·문경시 동로면 적성리)씨는 "44년 8월 말쯤, 일본으로 끌려가 1년여 동안 조선소에서 일하며 겨울에도 얇은 옷을 입고 추위에 떨었고, 주먹밥으로 연명하며 마룻바닥에서 잠자던 눈물의 세월이 지금도 또렷이 기억된다"고 했다.

배광한(82·가은읍 하괴리)씨는 "일본 보국대서 연일 강제노동에 동원됐고, 밥 먹듯 얻어터지면서도 밤이면 배가 고파 질경이와 바닷가 작은 게들을 잡아 삶아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고 회상했다.

정성녀(70·여·영순면 김용리)씨는 "아버지가 일본에 강제 징용돼 군인으로 계셨는데 함께 떠난 이웃 분은 해방 후 돌아오셨는데 아버지는 일본에서 사망했다는 통보를 해방되던 해 음력 10월 11일 받아 지금도 이날 제사를 지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참석자 중에는 일제 때 강제 동원돼 온갖 고초를 겪었던 장본인들도 상당수 있었고, 나머지는 자녀, 또는 조카 등이었다.

문경·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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