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에 빙판 만들어…개가 끄는 썰매 등 이색 체험도
TV나 컴퓨터가 나오기 전인 20~30년 전 아이들의 겨울철 최고 놀이는 썰매타기였다.
철사와 나뭇조각, 못을 어렵게 구해 만든 어설픈 모양새였지만 재미만큼은 요즘 컴퓨터 게임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논두렁을 태워 언 손을 녹이면 피곤한 줄도 몰랐다.
사라져가던 썰매가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대도시 주변 썰매장에는 향수를 달래려는 도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아이들은 난생 처음 맛보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다.
논 모양이 권총 같다고 '권총논'으로도 불리는 고령군 고령읍 쾌빈리 대가야썰매장에도 잃어버린 추억을 찾아온 이들로 붐볐다.
안정호(75·고령읍 연조리)씨는 "60년 전 열다섯 살 때부터 이곳에서 나무판 밑에 철사를 맨 '발 스케이트'를 타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며 "마땅한 놀이가 없던 시절 발 스케이트는 인기 만점이었다"고 회고했다.
최성민(32·고령읍 지산3리)씨는 "썰매장을 자주 찾다 보니 다섯 살 난 아들이 더 튼튼해진 것 같다"며 "매일 썰매장에 가자는 아들 성화에 겨울이 끝나기 전 몇 번 더 와야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개가 끄는 썰매는 이곳에서 체험해 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 눈썰매에서 힌트를 얻었다는 이송학(46)씨는 시베리안 허스키 두 마리와 말라뮤트 한 마리로 개썰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씨는 "올해 처음 개썰매를 시도했는데 반응이 좋은 것 같다"며 "내년에는 개를 더 늘려 방문객들에게 추억을 선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냥과 썰매를 갖고 집을 나서면 하루종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그 시절. 썰매에 이어 새총과 제기차기, 연날리기도 다시 인기몰이에 나서는 날을 고대해본다.
고령·김인탁기자 ki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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