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6개월 동안 감금당한 채 30대 중반의 남성으로부터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해 온 정모씨가 극적으로 탈출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발견 당시 그는 비쩍 마른 상태에서 공포에 떨고 있었으며 병원 진료 때 엉덩이에 주사를 놓으려고 해도 벨트를 꽉 잡고 버텼다.
가해자는 미성년자 강제추행으로 두 차례나 전과가 있으면서도 남자를 상대로 성추행을 계속해왔다.
정씨는 지금까지도 엄습하는 살인과 자살 충동 때문에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정씨와 똑같은 상황에서 이모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해온 김씨는 견디다 못해 칼을 휘둘렀고 강도살인죄로 징역 3년6월형을 언도받고 복역중이다.
재판과정에서 이 사건의 범행동기인 성폭력 피해 부분은 소홀이 다루어져 정상참작이 되지 못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5일 밤 10시 55분부터 '침묵의 절규-동성 강간을 말한다'편을 방송한다.
동성간의 강간 실태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남성 성폭력 피해자의 현실과 고통을 조명한다.
우리 사회는 아직 남성을 성폭력의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임에도 남자라는 이유로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한 채 평생 아픔을 짊어지고 살아야 했다.
이 프로그램은 남성 성폭력 피해자도 여성 피해자 못지 않은 고통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남성 성폭력 가해자는 강간죄가 아닌 강제추행 등의 가벼운 처벌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형법상으로도 강간의 대상을 '부녀자'로만 규정하고 있어 남성 피해자는 법률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수사기관에서조차 피해자의 무력함을 탓하거나 무고죄로 구속될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적극적인 문제 해결을 시도하지 않는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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