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납치·KAL폭파 등 7건 본격 조사착수

입력 2005-02-03 13:52:10

KAL 858기 폭파, 민청학련.인혁당, 동백

림 유학생 간첩단,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 실종, 김대중 납치, 부일장학회 강제헌

납 및 경향신문 강제매각(정수장학회), 중부지역당 사건 등 의혹사건에 대해 민관

합동의 본격적인 조사가 개시된다.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이하 진실위원회.위원장 오

충일 목사)는 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소재 국정원 청사에서 우선조사 대상 7건을 선

정, 발표했다.

진실위원회는 향후 2년간 이 사건들에 대해 과거 정보기관이 개입해 조작했는

지 여부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를 벌여 진실을 가려내게 된다.

진실위원회는 발표 30분 전인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어 우선조사 대상

사건을 최종 확정했다.

오 위원장은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부끄러운 역사를 감추고 싶지 않기에 진실

앞에서 고통을 가지고 이 일을 시작했다"면서 "진실고백과 용서 그리고 화해의 길을

통해 우리는 새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이어 "역사앞에서 진실고백을 통해 거듭나고자 하는 국정원의 고통

과 용기를 모든 국민이 격려하고 사랑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과거사위는 국가정보원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의혹사건 가운데 사회적으로 의

혹이 큰 사건과 시민.사회단체, 유가족 등이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한 사건을 우선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사건조사는 일단 국정원 자료를 중심으로 검토하되 경찰.검찰.기무사 등 외부기

관의 자료협조 병행, 사건 관계자의 면담을 통한 진실 고백의 방법으로 진행될 예정

이다.

진실위원회는 의혹이 제기된 90여건에 대해서도 기초조사를 바탕으로 이미 선정

된 우선조사 대상 사건의 조사진행 상황을 감안해 계속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실위원회는 동백림 사건의 경우 당시 군사정권이 국가보안법과 반공법을 적용

해 어떻게 국민의 인권과 반정부 활동을 탄압했는 지, 그런 탄압이 외국에 어떻게

비쳤는 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이라는 점이 선정 배경이라고 밝혔다.

또 민청학련.인혁당 사건은 유신정권에 반대하는 학생의 우국충정어린 시위를

반 국가조직으로 몰아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권력남용 사건이라는 점에서,

김대중 납치 사건은 정적 납치, 살해 시도의 대표적인 사건이라는 점에서 선정됐다

고 위원회는 덧붙였다.

이와 함께 5.16후 중앙정보부가 나서 부산지역 기업인 김지태씨 소유 부일장학

회를 강제로 국가에 헌납키로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부일장학회 강제헌납 및 경

향신문 강제매각 사건(정수장학회 사건)은 현재 장학회 이사장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라는 점에서 정치권의 반응이 주목된다.

경향신문 강제매각 사건은 당시 대정부 논조를 비판하던 경향신문 이준구 사장

을 중앙정보부가 반공법 위반 혐의로 구속한 데 이어 박정희 대통령의 동향인사에게

신문사를 낙찰토록 한 사건으로, 권위주의 정권이 언론을 통제하고 순치시킨 대표적

인 경우로 인식되어 온 데다 부일장학회와 마찬가지로 중앙정보부를 통해 사유재산

을 불법 탈취했다는 의혹이 이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선정됐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위원회는 우리나라 현대사의 막후에 있었던 정보기관과 관련된 과거 의혹사건

조사를 통해 과거의 일부 인권 침해 및 월권, 탈법 행위에 대한 재발방지를 위한 제

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의혹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진실위원회는 향후 국회에서 과거사법이 통과돼 과거사 기구가 설치될 경우 긴

밀하게 협조한다는 계획이다.

진실위원회는 작년 11월2일 출범이후 민간 조사관 10명과 민간조사지원팀 2명

이외에 국정원 직원 10명 등 민관 합동으로 조사단을 구성했으며, 그동안 12차례의

회의를 가진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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