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째를 맞은 지율 스님의 단식이 국무총리실과 청와대를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3일 밤에는 서울 광화문과 부산, 대구 등 전국 17곳에서 도룡뇽 지킴이와 시민단체가 촛불집회를 계획하고 있으나 정부는 마땅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일단 총리실로 창구를 단일화해 지율 스님에 대한 상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불교계에 밝은 남영주(南永株) 민정수석비서관이 창구다.
청와대는 총리실을 지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강철(李康哲) 시민사회수석이 지원 총책, 실무자는 김준곤(金焌坤) 사회조정2비서관과 김학기 행정관으로 모두 대구-경북 출신이다.
최근 청와대에 입성한 이강철 수석은 지율 스님 단식과 맞닥뜨려 동분서주하고 있다. 2일에는 김수환 추기경을 만나 지율스님을 설득토록 요청했으나 지율스님이 김 추기경의 면담 요청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계 등 지율스님측은 총리실로 창구를 단일화했음에도 이 수석에게 대책을 요구, 이 수석이 무척 곤혹스러워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율스님 단식 대응의 실질적 선장인 이해찬(李海瓚) 총리도 지난 1일 저녁 이 수석과 함께 지율스님을 방문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고 결론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천성산 공사에 대한 정부의 원칙을 바꾸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총리도 해결책을 묻자 "정책적으로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총리실 한 관계자는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지율스님의) 요구를 들어주면 결국 공사를 못한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정부는 지율스님의 단식을 강제 중단시키기도 어려워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의사 진료를 거부하고 있는 지율스님에게 강제 진료를 시도할 경우 쇼크사 할 우려가 있어서다. 정부는 불교계의 자율 해결을 희망하는 눈치다. 지율스님 스스로 마음을 바꾸고, 지율스님 주변 인사들이 스님을 설득해주길 기대하는 듯하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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