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정도시, 지역엔 得보다 失"

입력 2005-02-01 11:56:22

"부산과 역할분담 동반회생 나서야"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전 대상 공공기관 193개(수도권 전체 공공기관 280개) 중 신행정도시로 이전될 예정이거나 이전 가능성이 큰 곳 55개 등을 빼면 실제 이전은 140여 개에 불과하다.

전국 10개 시·도에 골고루 배분한다고 해도 평균 14개 기관(총 직원 수 3천여 명)에 그치기 때문에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지역균형발전은 힘들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히려 신행정도시 건설로 광역 수도권이 확대됨에 따라 잘 구축된 고속·광역 교통망이 인재와 자원을 유출시키는 통로로 활용되면서 대구·경북 경제를 더욱 위축시킬 가능성마저 크다.

대구경북연구원(원장 홍철)과 대구경북지역혁신협의회(의장 이종현)는 1일 오후 2시 대구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신행정수도 후속대책과 대구경북의 발전방안' 토론회를 갖고 공공기관 이전만으로는 지역경제의 활력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는 관점에서 종합적인 회생전략을 제시했다.

◇대구의 중추관리기능 강화방안(김준한 대경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대구발전을 위한 기본과제는 △동남권 주요 도시들과의 인적·물적 네트워크 구축 및 대구·경북의 경제적 통합을 통한 대구의 중심성 회복 △대구의 폐쇄성 극복을 위한 세계화 전략 추진 등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또 대구의 중추기능 회복 전략은 부산과의 역할분담을 바탕으로 한 동반발전이란 관점에서 수립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대구는 R&D 활성화, 비즈니스 서비스업 육성, 문화·관광 베이스타운 조성, 동남권 교통허브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구테크노폴리스 조기 건설, 동대구 비즈니스타운 조성, 팔공 혁신도시 건설(봉무패션어패럴밸리·엑스코·유통단지 일대), 대구국제공항 활성화 등 4대 프로젝트가 실현되어야 한다.

교통의 허브로서 다기능 복합공간이 확보된 동대구 비즈니스타운은 엑스코―공항―대구역―범어역―수성못 구간을 잇는 모노레일과 같은 신교통 수단으로 연결되고, 대구국제공항은 중·근거리 특성화 공항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로 오사카 노선 재취항 및 도쿄, 후쿠오카 등지로의 신규 국제노선을 신설해야 한다.

◇대구·구미·포항 광역경제벨트 구축방안(곽종무 대경연구원 주력산업연구팀장)

이 벨트에는 철강, 전자, 기계 산업이 집적되어 있고 많은 대학이 밀집해 있지만, 벨트 내 연계 인프라가 취약해 대구의 중추관리기능이 약화되고 있다.

구미―대구―포항 광역경제권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R&D벨트 구축이 필요하다.

대구에는 메카트로닉스 및 기술 융합형 R&DB(연구·개발·사업화) 허브를 구축하고, 경산은 산·학·연 협력체제를 갖춘 학원특구로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천―구미는 고속철 역세권 중심도시에 10만 평 규모의 IT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하고, 포항은 포항공대·포항산업과학연구원·포항테크노파크 등을 중심으로 소재분야에 특화된 R&D특구로 발전시켜 구미―대구―포항 간 R&D벨트를 완성해야 한다.

대구―영천―경주―울산을 잇는 산업축은 자동차부품산업이 모인, 이른바 '오토밸리'로 육성해야 한다.

자동차부품산업은 향후 항공·우주산업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속철 신경주 역사 인근에 20만 평 규모의 오토비즈니스파크를 조성하고, 영천에 70만 평 규모의 자동차부품소재 산업단지를 개발해 울산, 대구, 포항과 연계한 첨단산업 클러스터로 육성해야 할 것이다.

◇환동해시대의 경북 동해안 개발방안(서찬수 대경연구원 연구위원)

경북 동해안 지역은 포항공대 등 우수 연구기관과 역사문화, 해양관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국토균형발전에서 소외됨에 따라 환동해 교역 및 생산기지로서 역할을 수행하기에 미약한 상황이다.

포항은 국제물류와 과학연구 기능을 강화하고, 경주는 문화관광 중심지로, 북부지역인 울진·영덕·울릉은 해양관광과 수산물 유통기지로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동북아자치단체연합센터(500억 원 규모)와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공원, 환동해 씨월드 등의 건설과 함께 국도 7호선 조기확장 및 포항 영일만 신항 개발과 연결 인프라 구축이 요구된다.

포항 영일만 신항은 신항만고속도로(기계~신항만)와 신항만산업도로(대구~포항고속도로와 연결), 포항역―신항만 간 철도인입선 연결 및 배후 산업단지 조성이 뒤따라야만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경북 북부지역 활성화 방안(유병규 대경연구원 경북북부권연구센터장)

많은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대표적 낙후지역으로 꼽히는 경북 북부지역은 문화·관광산업 활성화와 바이오를 중심으로 한 신산업 육성으로 나가야 한다.

바이오산업의 경우 상주-한방, 안동-농업, 울진-해양 등 주력분야를 설정하고 대구 한방특구와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주 한방자원산업단지와 풍기 인삼랜드, 안동 경북바이오산업단지, 울진 경북해양과학연구단지 조성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스타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레저·스포츠와 연계해 문화·관광산업을 활성화하는 전략이 요구되고, 백두대간 주변지역을 연결한 '북부지역 유람길', 풍수지리를 테마로 한 '삶의 터 공원', 생태자원을 관광자원화한 '향토 자생수목원' 등 추가사업도 검토되어야 한다.

상주~영덕 및 문경~울진 고속도로 조기 추진과 국도 36호선 확장·포장 등을 통해 지리적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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