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의원 노조지부장 선거자금 마련

입력 2005-01-31 13:59:18

기아차 광주공장 채용 비리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박차를 가하면서 연루자가 속속 사법처리되고 있는 가운데 노조 대의원 가운데 일부가 차기 노조지부장 선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소위 '채용 장사'를 한 브로커들이 붙잡히면서 이번 사건이 '부정 입사자-브로커-노조간부 또는 회사 직원'으로 연결되는 조직적·구조적인 비리였음이 드러나고 있다.

광주지검은 30일 "지난해 광주공장 생산계약직 채용 과정에서 1인당 9천500만∼2억원 대의 금품을 받고 취업 청탁자들을 입사시킨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로 전 조직실장 임모(37)씨 등 노조간부 4명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중 취업 청탁자 11명으로부터 모두 1억9천만 원을 받은 대의원 조모(35)씨 등 2명은 오는 9월 치러지는 차기 광주공장 노조지부장 선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검찰은 채용 청탁자 8명으로부터 모두 2억100만 원을 받고 노조 대의원에게 입사를 부탁한 브로커 이모(45·여)씨 등 브로커 2명도 구속했다.

이에 따라 기아차 광주공장 채용 비리와 관련해 구속된 사람은 회사 측 1명(전 인력관리팀장), 브로커 3명, 노조 측 5명 등 모두 9명으로 늘어났다.

검찰은 이와 함께 수천만 원을 받고 취업 청탁자 4명을 취업시켜 준 전 노사협력팀장 최모(44)씨와 취업청탁자의 아버지로부터 금품을 받은 노조대의원 박모(3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의 선처방침 이후 이날까지 자진신고한 사람은 부정입사자, 노조 간부, 브로커 등 30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자수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금품수수 규모와 금품 거래자, 구속되거나 조사받고 있는 브로커 외에 다른 채용 브로커가 더 있는지 등에 대해 계속 조사하고 있다

광주지검 김상봉 차장검사는 이날 "입수한 외부추천인 명단 가운데 여러 명을 추천한 주요인사들에 대해 주목하고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 차장검사는 "(추천인사의 경우) 단순 추측만으로는 범죄가 성립되지 않으며, 채용청탁 명단에 이름이 있다해도 금품을 받은 혐의가 확인되지 않으면 역시 범죄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생산계약직 직원 3∼5명 이상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광주시 고위공직자, 시 경제부서 계장, 광주시의원 등 5,6명이 수사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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