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관영 중앙방송을 통해 김정일 부자 권력세습을 강력하게 암시하는 보도를 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북한은 3대 세습이 되는 셈이다. 21세기의 국제 사회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이러한 권력 세습이 이뤄진다면 북한은 국제 사회에서 더욱 고립될 것이고, 그로 인해 당장 남북 관계에도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북한의 후계자 문제는 그동안 꾸준히 보도되어 왔다. 그들 방식대로의 사회주의 혁명을 이룩하려면 권력 승계가 세습이어야 함을 은근히 강조하면서 김정일 부자의 세습 당위성을 말해 온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 94년 사망한 김일성과 그의 아버지 김형직이 언급했다는 "내가 성스러운 과업을 다하지 못하면 대를 이어 아들이 하고 아들이 하지 못하면 손자 대에 가서라도 기어이 수행해야 한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부자 세습의 가닥을 확실히 잡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비록 결정된 사실이 아니라고는 해도 이 같은 세습의 당위성이 북한 언론에서 공개적으로 이뤄진 것이 처음이고 보면 우리뿐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도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여전히 핵 문제를 둘러싸고 국제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계속적인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때에 '3대 세습' 같은 반민주적인 방식을 고집한다면 북한은 국제 사회에서 당연히 지탄받을 수밖에 없고, 웃음거리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물론 북한의 권력 체제는 그들의 몫이긴 하지만 치열한 경제 전쟁으로 국경마저 무너지는 판에 왕조 세습의 봉건시대적 대처로 북한이 국제 사회에서 배겨낼 길은 없다. 북한은 혈통에 연연한 세습을 지속하는 한 결코 진정한 국제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이철우 "안보·입법·행정 모두 경험한 유일 후보…감동 서사로 기적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