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신 장군은 교활한 정치꾼?

입력 2005-01-31 11:08:57

구미 피부과의사 김종철씨 역사추리소설 '천년전쟁' 출간

피부과 의사가 삼국시대 통일과정을 소재로한 역사추리소설 '천년전쟁'(삶과꿈·전2권)을 펴냈다.

주인공은 경북 구미에서 피부과의원을 운영하는 김종철(46.사진)씨. 그는 "대통령 선거때인 1997년, 신문에서 낯익은 그래픽을 보고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막바지 유세 중이던 두 대통령 후보의 지지율을 표시한 우리나라 지도였다. 그것은 북쪽은 하얗게 비워둔 채 서울은 백중세, 왼쪽은 녹색, 오른쪽은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진흥왕 시대의 흥미진진한 역사를 한 권의 역사소설로 써보겠다는 욕심을 품고있을 때였습니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그 그래픽은 모아 두었던 자료 가운데 진흥왕 초기의 해동지도와 놀랍도록 닮아 있었습니다."

김씨는 불완전한 통일에 따른 한반도의 분단, 지역적으로 나누어진 지금의 정치적 지형이 천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반복되는 것을 느껴 소설 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했다.

김씨의 첫 작품인 이 소설은 "김유신은 과연 불멸의 영웅인가?"라는 물음을 안고 출발한다. 작가는 김유신을 교활한 정치꾼이자 대단한 병법가, 무술의 대가이자 외세의 굴종을 거부하는 민족주의자로 그렸다.

작가는 "김유신 집안이 100년 이상 권세를 누린 탓인지 역사기록은 그에 대해 찬사 일색"이라며 "하지만 김유신은 한 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복잡한 성격의 소유자여서 소설에서 섣부른 결론은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의 소설에서 세속오계를 지은 것으로 알려진 원광법사는 세속에 연연하고 명예욕에 사로잡힌 정치승려로, 태종무열왕 김춘추는 사대주의자로, 백제 의자왕은 핏줄에 대한 태생적 열등감을 가진 인물로 묘사된다.

김씨는 "문화인류학자였던 아버지(김택규 전 영남대 교수)의 영향으로 역사에 관심을 갖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며 "소설에 필요한 역사자료들은 5년 전 작고한 아버지가 대부분 찾아준 것"이라고 말했다. 퇴근 후 새벽 2~3시까지 글을 썼다는 그는 "앞으로 진흥왕의 어머니를 소재로 삼은 역사소설을 한 편 더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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