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씨방 일곱 동무'는 조선 후기에 쓰인 것으로 추측되는 '규중칠우쟁론기'를 원작으로, 이영경씨가 어린이들이 읽기 쉽도록 다시 쓴 동화다. 바느질을 하는 빨강 두건 아씨와 자·가위·바늘·실·골무·인두·다리미가 서로 자신이 제일 잘났다고 다툼을 벌이다 결국 모두가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줄거리. 이 동화를 읽고 다음의 질문에 스스로 답해 보면서 원고지 4장 내외의 독서감상문을 써 보자.
1. 일곱 동무들은 자신이 보잘 것없고, 소중하지 않다는 말에 잠시 슬퍼했었죠. 여러분도 자신이 소중하지 않다고 생각돼 슬펐던 경험이 있나요?
2. 자신의 장점을 생각해보면 자신감이 생겨나 자신이 쓸모 없다는 생각은 하지 않게 되겠죠. 내가 가진 장점을 한 번 생각해 봅시다.
3. 주위에 혹시 자신만 잘났다고 주장하는 친구들이 있나요? 만약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제일 잘났다고 서로 주장하게 되면 어떤 일이 생겨날지 생각해 보세요.
4. 내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겸손한 사람은 누구였나요? 왜 그 사람이 가장 겸손하다고 생각되는지 이유를 써 봅시다.
△이 책을 읽고 세상 모든 것들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빨강 두건 아씨도 일곱 동무가 없어지는 꿈을 꾸고 나서 저와 같은 느낌을 받았지요.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는 옷이 단정하지 못하고 이상한 냄새가 나서 왕따를 당했지만 그 아이 어머니'아버지는 그 아이를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해 하십니다. 그리고 길가에 버려진 강아지 똥도 결국은 민들레 꽃을 피워냈어요. 길가에 떨어진 머리핀 하나도 머리핀이 없는 가난한 아이들에게는 조그마한 선물이 될 수 있어요. 대봉초교 2년 김지원
△아씨방 일곱 동무를 듣고 보니 일곱 동무가 아씨한테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 장면이 있었는데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 동생과 나랑 넘어졌는데 엄마가 동생만 챙겨서 나도 일곱 동무처럼 엄마한테 소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엄마도 나한테도 잘해준 적이 있어서 깨달았던 점이 소중해도 한 사람만 소중한 게 아니고 다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동생과 엄마가 이젠 밉지 않다. 동일초교 3년 남희수
△아씨방 일곱 동무는 자신이 잘났다고 싸우다가 아씨에게 혼쭐이 났다. 그때는 잘난 척 하다가 꼬시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대장공 놀이를 할 때 내가 키가 작아서 주위에 있다가는 친구들에게 방해가 될 까봐 피했는데 내가 다른 친구들보다 아는 단어가 많아서 시험칠 때 내가 가르쳐 주었는데 이때 내가 필요가 있고, 내가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에 필요 없고 보잘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야겠다. 동일초교 3년 배아현
△저는 달리기를 잘 해요. 달릴 때 최선을 다해 달리면 하늘을 나는 것 같아요. 게다가 잘 달리면 1등도 해서 뿌듯하기까지 해요. 자신감이 생겨요. 내가 자랑스러워 진답니다. 그럴 때 행복해요. 한번 바람을 가르고 달려보세요. 대봉초교 2년 김나연
△언니는 심부름이 귀찮아서 잘하지 않습니다. 엄마'아빠는 저에게 심부름을 잘 시키기 때문이에요. 과자 살 때, 물 가져다 줄 때, 속옷 갖다줄 때 등 저에게는 심부름을 잘 시키기 때문입니다. 남산초교 2학년 이주교
◇ 선생님 의견
대봉도서관에서 '생각을 키우는 글쓰기 독서지도' 강좌를 듣는 초등학교 저학년 30여 명의 학생들은 '아씨방 일곱 동무'를 읽고 독서감상문을 써 보는 시간을 가졌다.
지도를 맡은 백혜정 교사는 "이 책은 우화식 구성을 통해 아이들이 친근감을 가질 수 있다"라며 "더구나 옛 고전을 원작으로 하고 있어 우리 전통의 푸근한 정서를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먼저 물음에 짧게 답해 본 뒤 이를 종합해 독서감상문을 썼다. 동화가 주는 메시지가 분명해서인지 '존재의 소중함'에 대해서만 한정돼 이야기하는 학생이 대부분이었지만 자신의 경험담이나 예전에 읽었던 다른 책을 예시로 드는 등 한정된 주제 속에서도 다양한 글쓰기 방법을 활용했다.
백 교사는 "저학년 학생들이라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한 문장 안에 몰아 쓰는 등 다듬어 지지 않은 글을 쓰고 있지만 이 시기에는 일단 편안한 마음으로 글쓰기에 익숙해 지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아이들의 쓴 글의 맞춤법이나 문장구조 등을 세세하게 지적하기보다는 솔직한 마음으로 자신의 글을 쓸 수 있도록 배려해 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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