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골(Any Goal : 어떤 상황에서도 골을 넣는다는 뜻)' 박주영(20.고려대) 열풍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00년만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선수"라며 극찬을 하고 당장에 국가대표에 발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박주영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돌연한 스타탄생에 놀라지만 그의 주변에서는 이미 예고됐던 것이 현실로 나타났을 뿐이라고 말한다.
박주영과 그 가족은 지켜본 사람들은 "박주영이 이렇게 성장한 것은 어머니의 기도의 힘"이라고 말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는 거의 매일 교회에 나가 박주영을 위해 기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를 따라 어릴때부터 교회에 다닌 박주영은 고교 시절 전지 훈련이나 시합 때문에 타 지역에 가더라도 일요일이면 반드시 교회를 찾았다. 2004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가 끝난 지난해 10월 모교인 청구고를 방문한 박주영은 "하느님께 모든 영광을 돌리겠다"라고 말했다. 박주영에게 깊은 신앙심은 절제와 겸손의 원천인 셈이다.
또 개인택시를 운전하던 아버지 박필용(51)씨는 박주영이 고교 1년때 그의 뒷바라지를 위해 택시를 처분하는 등 온 식구가 주영이의 미래에 사활을 걸 정도였다. 평소 말없고 차분한 성격의 박주영은 집에서의 생활도 성실하다. 주영이의 집이 있는 대구수 동구 신기동 모 아파트 김병화 관리소장은 "동네 어른들한테 인사도 잘하고 너무 착하다"라고 말했다.
박주영이 축구를 시작한 것은 반야월초교 4학년때. 시종덕 감독은 매년 4월 선수 선발을 위해 학급 대항 시합을 열였는 데 이 때 박주영이 눈에 띈 것. 시 감독은 "몸 놀림이 매우 빨랐고 공만 잡으면 골로 연결시켰다"라고 기억했다. 시 감독의 낙점으로 박주영은 곧 바로 축구를 시작했지만 부모의 반대로 한 달만에 그만두게 됐다. 부모들은 박주영이 반에서 1, 2등을 하는 뛰어난 성적을 보이자 공부를 계속하기를 바랬던 것. 하지만 시 감독은 박주영의 부모를 찾아가 "앞으로 대성할 자질이 보인다"며 3개월 동안 공을 들였고, 결국 박주영은 여름부터 다시 공을 차게 됐다.
이 때부터 박주영은 뛰어난 두뇌를 바탕으로 상대를 속이는 예측불허의 플레이와 뛰어난 반사신경, 한박자 빠른 슈팅으로 단번에 주전을 꿰차며 팀의 주축으로 활동했다. 내성적인 박주영이지만 당시 입버릇처럼 "나중에 커서 꼭 유럽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부모의 뜻에 따라 진학한 청구중 시절 박주영은 자신도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게된다. 중학교 2년 시절 교내 IQ테스트에서 150이 나와 전교 1등을 한 것. 박주영도, 학교측도, 변병주 감독도 모두 놀랐다고 했다. 지금도 청구고에서는 박주영의 IQ가 전교 1등이었다는 사실이 전설처럼 내려온다. 박주영은 "선생님이 1등이었다고 말해줬다"라며 자랑스러워했다.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박주영을 본 변 감독은 "호리호리하고 어린 선수가 볼을 예쁘고 영리하게 찬다는 인상을 받았다"라고 했다.
정작 놀라운 것은 박주영의 학습능력에 있었다. 청구고 1학년 때 사이드어태커, 2학년 때 미드필드, 3학년 때 스트라이커 등 모든 포지션을 박주영은 완벽하게 소화했다. 특히 3학년 때는 전국대회에서 득점왕에 4번이나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변 감독은 "하나를 가르쳐 주면 열을 알았고 또 빠르게 습득했다"라며 놀라워했다.
뛰어난 두뇌와 골대 앞에서의 침착성, 냉정함이 어울어져 골잡이로 성장했다는 것이 변 감독의 설명이다. 또 182cm이지만 70kg으로 다소 몸이 왜소하게 보여 체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지만 100m를 12초대에 주파하며 근력과 민첩성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특히 천성적으로 뼈가 강한 강골인데다 고등학교 3학년때부터는 체계적인 파워 훈련을 거쳐 당장에 성인무대에 서도 통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이동하면서 볼을 컨트롤하는 뛰어난 기술을 구사하기 때문에 그만큼 몸싸움을 덜하게 되는 장점도 갖고 있다. 변 감독은 "파워를 더 키우면 지금보다 스피드가 더 많이 나온다"라며 "경험을 좀 더 쌓으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평가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사진설명 : 지난해 10월 '2004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MVP를 차지한 박주영선수가 모교인 청구고등학교를 방문해 후배 학생들로부터 환영을 받고있다.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