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사람들-정부·국회움직임 체크 전위부대

입력 2005-01-28 09:52:57

서울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삼각지역에 있는 대한지방행정공제회관 9층에는 대구시·경북도 사무소가 나란히 있다.

정부 부처와 국회 움직임을 신속하게 파악해 대구시와 경북도에 전달, 적극적으로 대응토록 하는 '전위 부대'다.

이른바 '오라는 데는 없어도 가야 할 곳은 많은 사람들' 이다.

경북사무소는 김진오(金鎭五·53·울진) 소장을 비롯 권영우(43·안동) 팀장, 정수환(鄭秀煥·36·문경) 주임, 손영선(孫英仙·38·상주)씨가 한 팀. 모두 고향이 다른 것은 각종 향우회와 친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에서다.

이들 4명이 지난해 일을 냈다.

예산 국회에서 한방산업단지 예산 21억 원이 빠진 것을 알고 경북도가 로비전을 펼치게 연락, 예산을 확보한 것. 또 서울 거주민들에게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원서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권 팀장은 "1명 당 교통비 등 비용을 5만 원으로 쳐도 1억여 원의 비용을 절감한 셈"이라고 자랑했다.

농·수산물 판로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정 주임은 대구 태왕건설 정차환(33)씨의 형이다.

은행에 근무하는 남편을 따라 타향살이를 시작한 손영선씨는 직장일하랴 가정을 돌보랴 바쁘다.

대구사무소는 오는 3월3월이 돼야 한돌이 되는 새내기다.

이기운(李起雲·56·대구고) 소장과 김창식(51·영양고) 사무관, 이영길(李永吉·45·대건고) 팀장, 김정민(35·대륜고) 주임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고교가 모두 다른 것은 경북이 향우회 중심으로 움직인다면 대구는 고교동문회 위주로 모임이 많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처음엔 국회와 정부 부처의 시스템을 몰라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지금은 적응 중"이라고 했다.

김 사무관은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외국인투자센터에서 일한다.

이 팀장은 국회에 드나든 지 1년도 안 됐으나 지역의원 보좌진 가운데 모르는 사람이 드물 정도로 부지런하다.

적극적인 성격으로 중앙부처 공무원들과 스스럼없이 부딪혀 발을 넓혀가고 있다.

김 주임은 향우 공무원 수첩을 만드느라 눈코 뜰새 없다.

막바지 작업 중인 이 수첩에 각 부처의 5급 이상 출향 공무원의 명단과 전화번호를 낱낱이 수록, 대구시 공무원 등이 업무에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

대구사무소, 경북사무소 할 것 없이 공통된 애로사항은 직원 수가 턱없이 적다는 것. 갈 곳 많은 서울에서 몇몇이 움직여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란다.

이들은 "대구·경북이 발전하려면 서울과 타지역 정보에 밝아야 한다"면서 "우선 성과가 없어도 대구·경북의 미래에 투자하는 셈치고 사무소 규모를 크게 키울 필요성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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