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한 미술가가 시작한 즐겁고 재미난 점거 프로젝트가 문화부의 정책을 바꿔놓고 있다.
오아시스 프로젝트로 불리는데, 한국에서는 처음 시작된 '스콰트운동'(squat·예술가들이 비어있는 건물을 점거해 작업실로 사용하는 행위)으로 5년째 공사중단을 맞고 있던 서울 예술인회관을 대상으로 벌였다.
목동 예술인회관은 지난 1992년 대통령 선거 당시 김영삼 후보가 예술인들을 위해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업이다.
그러나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예총)가 이 사업을 정치적으로 독점하면서 사실상 '예총회관'으로 탈바꿈하고 말았다.
게다가 총공사비 400억 원에 문광부지원 170억 원으로 1996년 착공했지만 예총 측의 시공사 선정잡음과 연이은 부도로 5년째 공사중단을 맞고 있었다.
결국 예술가들의 즐겁고 재미있는 점거 프로젝트로 시작한 이 사안은 전국 이슈가 되었으며, 문화부는 예총이 요청한 예술인회관 건립재개를 수용거부하며 국고보조금 50억을 전액 환수하였다.
오아시스 프로젝트는 예총의 독점적 행태와 이에 암묵적 동의를 해왔던 문화행정을 바로잡은 일종의 시위였지만 오히려 현장의 예술가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다.
대부분의 예술작품은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작가의 고민에만 그쳤고 사회적 공명과 울림을 만들어내는 경우는 보기 힘들었다.
집회나 시위판에서도 '문예패'라는 이름으로 집회의 행진과 무대행사의 분위기를 띄우는 '딴따라' 그 이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아시스 프로젝트는 우리가 의무감처럼 참여했던 집회나 시위를 너무나도 즐겁고 재미난 게임으로 만들었으며 예술가들이 집회와 시위의 주변그룹이 아니라 중심그룹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거리문화시민연대 사무국장 권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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