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교훈…좌절 더 이상 없다"

입력 2005-01-26 08:43:02

디지털 도어 대박 대구 (주)현대금속

'락앤롤'을 만드는 손길은 바빴다.

'락앤롤'은 대구 성서공단 (주)현대금속이 새로운 주력제품으로 삼고 있는 디지털 도어록 브랜드.

"집주인이 아니면 절대 열 수 없는 도어록입니다.

지난해 8월부터 락앤롤이란 브랜드를 만들고 본격 시판을 시작했는데 5개월여만에 40여억 원 어치를 팔았습니다.

이제 디지털도어록에서도 1위를 바라봅니다.

"

국내 최대의 도어록 전문생산업체인 현대금속. 외환위기 직후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이 회사는 기업 회생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다시 최고를 향해

현대금속은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잘 나가던' 역내 대표 업체 가운데 하나였다.

1970년 대구 이현동에서 설립된 뒤 1973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도어록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1983년 100만 달러, 이듬해 200만 달러를 수출하더니 1994년엔 1천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하면서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차부품, 건설 등으로의 사업확장으로 결국 외환위기때 부도를 맞고 말았다.

뒤이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당시엔 안타까웠죠. 현대금속은 흑자였는데 다른 사업영역으로의 확장과정에서 부도를 맞았으니까요. 법정관리 기간은 참으로 고통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근로자들이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보너스를 줄이는 등 '고통'을 나눴습니다.

" 부도 이전부터 근무해온 윤광수 영업과장은 살아나기 위한 조직 구성원들의 노력이 대단했다고 기억했다.

이 회사는 법정관리 당시 400억 원대의 매출을 2001년 500억 원대로 끌어올리면서 '어둠'을 뚫기 시작했고, 2002년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2003년 말 현 임양진 대표가 현대금속을 인수, 지난해 새로운 브랜드인 '락앤롤'을 내놓으면서 확실한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7년만에 주주 배당을 했고 기업경영개선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흑자실현은 물론 매출 540여억 원, 수출 1천600만 달러 달성이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올해 매출 목표는 650억 원. 지난해 출시한 락앤롤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탓이다.

올해 수출도 2천만 달러 이상 할 계획.

김찬영 상무는 "수동 도어록까지 더하면 현대금속이 국내 도어록 1위지만 디지털 도어록 부분에서만큼은 아직 후발업체"라며 "도어록 원조업체답게 내년부터는 디지털부문에서도 1위로 도약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불량률 0%를 향해

지난 19일 찾아간 현대금속 조업현장. 모든 제품에 대해 전수 검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단 한 개의 불량제품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

"이중, 삼중 검사가 이뤄집니다.

협력업체도 자신들이 만든 부품을 일단 전수검사한 뒤 납품합니다.

시판 중인 제품도 실험실에서 끊임없이 내구성 검사를 해서 오류가 발생되면 바로 리콜조치를 합니다.

" 현장 관계자들은 제품만큼은 자신있다고 했다.

현대금속은 미국과 중국, 호주 등지에서 공식 품질인증을 획득했다.

품질만큼은 해외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것. 결국 품질이 이 회사를 다시 살린 셈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동남아시아, 호주 등지가 주력 해외시장. 올해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공략한다.

아프리카를 제외하고는 전세계에 현대금속 제품이 나간다고 했다.

"수도권에서의 판매가 많습니다.

그런데 서운하게도 대구·경북에서는 지역 업체인 현대금속 도어록 이용이 저조합니다.

올해 락앤롤만 매출 100억 원이 목표인데 지역민들이 지역업체를 사랑해주시면 본사공장이 더 커지는 것은 물론 협력업체(현재 73개)가 늘어나는 등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길 수 있습니다.

" 이종국 경영지원팀 부장은 지역 브랜드를 꼭 기억해달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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