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돋보기-대구MBC '도로공화국'

입력 2005-01-26 08:43:02

전 국토를 거미줄처럼 뒤덮고 있는 도로. 대도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에서부터 국가 기간망인 고속국도, 지방도, 심지어 산간 오지를 관통하는 시·군도에 이르기까지 도로망은 구석구석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총 도로연장은 9만7천㎞, 지구를 두 바퀴 반 돌 수 있는 거리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는 도로 건설. 하지만 폭증하는 자동차를 감당하기 위해 도로를 늘리는 것만이 능사일까.

대구MBC가 31일 밤 11시 5분에 방송하는 보도특집 '도로공화국'은 고속도로와 국도에서부터 산간 오지의 도로까지 중복·과잉 투자와 환경 파괴의 현장을 찾아간다.

건설교통부는 우리나라의 인구당 도로연장이 선진국의 3분의 1에서 4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에 꾸준히 지속적으로 도로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도로 공급 위주의 교통정책은 실패했다고 단언한다.

도로가 늘어나면 차량이 따라서 늘어나고, 늘어난 도로에 차량이 들어참으로써 교통 혼잡이 더 심해진다는 '브라이스의 역설'이 극명한 예다.

실제로 지난 1993년 8조 원대였던 교통 혼잡비용은 해마다 평균 13% 이상씩 늘어 지난 2002년에는 22조 원을 넘어섰다.

최근 한 환경단체가 전국의 고속도로와 국도의 중복투자 실태를 조사한 한 결과 31군데 751㎞가 중복투자됐으며 이에 따른 예산낭비가 국도 기준 5조 원, 고속도로를 기준으로 10조 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 프로그램은 또 연간 13조 원에 이르는 교통시설특별회계의 배분 비율 문제와 도로 정책을 입안하는 건설교통부 산하에 실행기관인 국토관리청을 두고 있는 정부 조직의 허점을 짚어낸다.

아울러 도로에 편중된 교통정책의 원인이 정부 부처와 정치권, 건설업계의 이해 관계 때문임을 보여준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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