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사람들' 엇갈린 반응

입력 2005-01-25 14:24:29

'과거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10.26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그때 그 사람들'의 시사회가 열려 정치권의 주목을 끌었다.

한나라당은 25일 이 영화가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아버지인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 시절을 비판적 시각에서 다뤘다는 점에서 박 대표를 겨냥한 일종의 '문화공세'가 아니냐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예술은 예술일 뿐'이라면서 이 영화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입장을 취했다.

24일 시사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이계진(李季振) 의원은 "역사를 보는 시각은 각각일 수 있는데 동시대에서 함께 경험하고 살아 숨 쉬는 사람이 있는 역사를 이렇게 서둘러 단죄하듯 할 수 있느냐. 20년쯤 지났으면 편안하게 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발, 풍자, 해학이나 조롱은 절대권력을 가진 집권층에 하는 것"이라면서 "나락으로 떨어진 야당을 짓밟을 목적이었다면 표현의 자유를 너무 잔인하게 쓴 것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의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박 대표는 시사회에 대한 보고를 받고 "알았다"면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이 전했다.

유승민(劉承旼) 대표비서실장도 "박 대표에 대한 공격을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그런(박 대표에 대한 공격)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김재홍(金在洪) 의원은 "(이 영화가) 시간도 짧고 소설처럼 쓸 공간도 없고 해서 빈틈도 있었지만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건에 대해 국민들에게 알리는 차원에서 중요한 영화"라고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정청래(鄭淸來)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영화평에서 박 대표를 겨냥, "어느 정치인의 입장에서 보면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지만 영화를 틀라, 말라 할 자유는 없다"면서 "정치적 의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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