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한 대구·경북 병원회장
"만나는 병원 관계자들마다 '병원 경영이 유례 없는 위기'라고 입을 모으지만 위기의 정도에 대한 자각은 부족한 것 같아요. 한 해 대구에서 서울로 빠져나가는 환자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전수한(61) 경북대병원장은 20일 지방 병원들이 대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뼈아픈 자기성찰이 필요하다고 일침을 놨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눈 높이는 높아지는데 기왕의 구태의연한 경영으로는 더 이상 존립자체가 위협받지 않겠느냐는 것.
"지역 종합병원들의 예만 봐도 의료진의 진료'수술능력, 장비수준면에서 결코 서울 유수의 병원에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문제는 환자들에게 이 같은 정보를 어떻게 홍보하고 실제 찾아오도록 할 것이냐 하는 것이지요."
대구'경북 병원협회장이기도 한 전 원장은 그 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진료특화', '선택과 집중'을 병원생존 전략으로 꼽았다. 어느 병원, 어느 과가 전국 최고수준이라는 인정을 받을 수 있다면 오히려 서울 환자들을 대구'경북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것.
그는 경북대병원을 예로 특성화를 설명했다. 응급진료센터 강화, 지역 암센터 건립 추진, 노인환자들을 위한 보살핌이 그것이다.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하면서 환자들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그는 모발센터, 장기이식, 암치료 등 지역병원의 강점을 개발하면 경쟁력 확보도 어려운 일만은 아니라고 자신했다.
전 원장은 '의료산업'의 개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난 11일 대구시 보건과, 병원협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대구'경북권역 의료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관한 연구' 회의 결과를 논의했다.
서울지역 대형병원의 확장과 KTX 개통 등 외부요인에 의한 환자유출을 막는 동시에 대구지역으로 역외 환자를 적극 유입하자는 것이 골자다. △수도권내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유출 현황 △대구'경북권역 주민들의 의료이용 경향 △대구'경북권역내 핵심 병원간의 협력 체계 구축방안을 마련, 연말까지 제시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수술, 진료를 얼마나 잘 하느냐가 전부가 아닙니다. 우리가 당면한 사회는 고소득사회, 노령화사회로 가고 있으며 의료 수요자는 더 양질의 의료 혜택을 기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부응하는 길이 병원 생존의 길입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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