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들, 지율 스님 관련 참회 기도

입력 2005-01-25 09:01:02

불교· 천주교· 개신교 등 종교인들이 24일 오후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에 모여 지율 스님의 단식 농성과 관련, 참회 기도를 했다.

참석자들은 선언문에서 "(지율 스님은) 생명 살림의 길을 열고자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았고 안 해 본 일 없이 모든 일을 다했지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며 "안타깝게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일이 죽기 만큼이나 힘들어 막혀 있는 생명의 숨을 토해내기 위해 최소한의 몸짓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상임대표 도법 스님, 전 조계사 주지 지홍스님, 불교환경연대 집행위원장 세영 스님, 사자암 주지 도각 스님, 천주교 문정현·규현 신부, 개신교 기독교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양재성 목사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도법 스님과 문규현 신부는 지율 스님의 뜻에 동조해 단식에 들어가기로 했다.

나머지 참석자들은 단식 기간과 참여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잠적 직전까지 지율 스님과 동행했던 문정현 신부는 이날 "지율 스님이 거처를 옮기게 된 직접 원인은 스님이 묵고 있던 수도원을 경찰이 (병원으로 데려가겠다며) 에워쌌기 때문"이라며 "모두 스님을 살릴 생각은 하지 않고, 초미의 관심사가 스님이 언제 죽느냐 하는 것 같았다"며 경찰과 언론을 질타했다.

문 신부는 이어 "스님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는 나도 모르고, 다만 안전한 곳에 있다는 말만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천성산 고속철도 관통터널 공사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최근 87일째 단식을 이어오던 지율 스님은 21일 돌연 잠적한 뒤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아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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