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 인건비 상쇄할 생산성 묘책 부심
상대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대구권 기업들이 주5일 근무제에 전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겉으로는 주5일 근무제가 시기상조라는 주장을 내놓으면서도 주5일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주5일제 법정 실시 속속 닥쳐와=주5일 근무제는 지난해 7월 첫 도입됐다.
상시근로자 1천인 이상 기업과 은행 보험사 등 금융·보험업종, 공공기관 등이 대상.
올해 7월부터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의 의무 실시가 도래하는 것을 비롯해 2008년 7월까지 도입스케줄이 확정돼 있다.
근로자 300명 이상은 올 7월, 근로자 100명 이상은 내년 7월, 근로자 50명 이상은 2007년 7월, 근로자 20명 이상은 2008년 7월부터 실시된다.
20명 미만은 대통령령에 따라 시행 시기를 정하되, 최종 시한은 2011년까지다.
◇기업 현장의 환영=근로자들은 일단 '주5일'에 대해 큰 만족을 보이고 있다.
휴일이 이틀이라 '휴일의 질'이 높아졌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업무능률도 올라갔다는 평가다.
이제 가족들과의 '제대로 된 만남'이 가능해졌다며 웃는 얼굴들이다.
이달부터 근로시간 단축에 들어간 이엠씨소프트 사원 김동선씨는 "일의 능률도 올라갔고 직원들 대다수가 즐거워한다"라고 했다.
◇기업들의 속앓이=하지만 주5일근무제로 휴일이 늘면서 기업들의 부담은 당연히 늘어났다.
기업들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건비가 최소 10% 이상 올라간 셈이 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감이 많아 토요일에도 일을 할 수밖에 없는데 결국 '돈을 더 주고 일을 시켜야하는' 상황이 왔다는 것이다.
차부품업체인 경산의 동원금속공업. 역내에서는 가장 빠르다고 할 수 있는 2003년 9월 근로시간 단축을 시작한 이 업체는 현대차 투싼 부품 생산 라인 등 토·일요일에도 근무해야 하는 라인이 많아 휴일근무수당 지급이 늘어났다.
"토요일이 휴일로 바뀌었으니 예전 토요일 근무는 휴일 근무가 됐죠. 휴일에 일을 시키면 기본적으로 통상임금의 1.5배를 줘야 합니다.
지금도 일이 있으면 근로자들이 토요일에 정상적으로 출근하는 형편이니, 근로자들의 임금은 예전보다 올라갔고 사용자의 경비부담은 커졌죠." 동원금속 관계자는 10% 넘게 인건비가 올라갔다고 했다.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조기시행에 가담하고 있다는 의견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살 길은 생산성 향상뿐=기업들이 전에 없이 '생산성 향상' 구호를 외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생산직은 물론, 사무직도 생산성 향상 대상이다.
법정 기준보다 1년 정도 당긴 지난해 10월 근로시간 단축을 시행한 평화정공은 대대적인 공정개선 운동을 펴고 있다.
주·야 근무는 물론 토·일요일 근무도 해야하는 상황에서 토요일이 휴일로 변해버린 뒤 인건비 비용증가를 상쇄할 '대안'이 시급했다는 것. 근무편성을 바꾸는 등의 방법을 쓰면 근로자들의 임금수준에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 오히려 반발을 부르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만이 대안이다.
"현실적으로 근무조 조정 등은 힘듭니다.
하지만 예전의 작업환경으로는 안됩니다.
3명이 일하던 라인에 공정개선을 이식, 1명 내지 2명으로 줄여야 합니다" 강민봉 평화정공 과장은 이제 효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여상철 한국생산성본부 대구경북지부장은 "지역 기업들에게도 근로시간 단축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며 "이제부터 기업들은 주어진 시간 내에 최대한 효율을 낼 수 있는 혁신방법을 생각해야 하며 실제 역내 LG마이크론 같은 회사는 경상이익의 30%가량을 경영혁신활동을 통해 얻는다"라고 했다.
여 지부장은 "최근 주5일제 확산에 따라 6시그마 등 경영혁신활동에 대한 기업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며 '일을 더 잘하는 방법'에 대해 기업들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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