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배운다-한옥-집짓기 체험

입력 2005-01-24 10:54:33

추운 겨울이면 어느 때보다 더욱 따뜻한 집에 대한 고마움을 느낄 수 있다. 요즘은 아파트가 많이 보급돼 옛 한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한옥에 대한 공부도 하고 또 집을 직접 지어보는 체험을 통해 집의 소중함과 역할, 구조의 의미 등을 알아보기 위해 체험팀은 성주 한개마을과 청도 한옥학교를 찾았다.

◇한개마을의 북비고택

대구에서 성주읍내로 들어서기 전, 월항면을 향해 5분 남짓 달리면 성산 이씨 집성촌인 한개마을이 나타난다. 옛날엔 마을 앞까지 배가 드나들어 큰 나루터가 있었다는 뜻의 지명을 갖고 있었다. 조선시대에 지어진 100여 채의 고가들 사이로 북비고택의 솟을대문이 눈에 띄었다. 북비고택은 사도세자의 호위무장인 이석문 선생이 사도세자가 죽자 낙향하여 북쪽으로 사립문을 내고 사도세자를 기렸다는 데서 유래한 집이다.

북비고택의 솟을대문 앞에서 체험팀에게 대문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대문은 신분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정 3품 이상이어야만 솟을대문을 지을 수 있었어요. 솟을대문에는 문턱이 없는데 벼슬이 높으면 초헌이라는 외바퀴수레를 타고 다녔기 때문이지요. 솟을대문이 양반들의 보통 대문보다 높은 것은 맨 앞에 서는 깃대가 대문에 걸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예요."

솟을대문을 들어서면 오른쪽에 누각모양의 사랑채가 있다. 사랑채는 남자들의 공간으로 손님을 맞이하거나 시회를 열고 토론을 벌이던 장소다. 사랑채의 창호에 유리로 밖을 내다볼 수 있는 눈곱재기창을 아이들이 신기해했다. 요즘으로 치면 인터폰이라고 설명하자 아이들은 너도나도 들여다봤다.

사랑채를 지나고 집안일을 돌보던 사람들이 기거하는 행랑채를 지나자 넓은 마당을 품은 안채가 드러났다. 안채는 아녀자들의 공간으로 다른 사대부의 집들보다는 비교적 개방적이었다. 안채는 보통 높은 담을 둘러 폐쇄적인데 반해 전혀 그런 느낌을 얻지 못했다. 맞배지붕을 한 안채와 팔작지붕을 한 사랑채의 지붕 모양에 대해 얘기하고 조상의 제사를 모시는 공간인 사당 구경도 빼놓지 않았다.

"한옥은 자연의 이치에 맞게 설계되어 있어 자연과 하나가 되려는 선조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얘기를 나누면서 한옥이 어떻게 지어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청도의 한옥학교로 향했다.

◇한옥은 왜 좋은가

청도의 명소인 약대폭포 중턱에 자리 잡은 한옥학교. 청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터에 큰 너와집이 인상적이었다. 마침 한옥학교의 수강생들이 산비탈에서 정자를 짓고 있었다. 한옥학교에서는 요즘 집짓기 체험으로 원시시대의 움집짓기와 온돌 제작 체험이 한창 진행중이었다.

이곳의 변숙현 교장은 "현대의 과학적인 잣대로 한옥을 들여다보면 과학적인 요소가 많은 집"이라고 했다. 지붕의 처마를 통해 햇볕과 비를 적절하게 받아들였고, 집안 내부는 온돌과 마루를 통해 겨울과 여름을 쾌적하게 날 수 있는 지혜가 담긴 공간이라고 했다. 지금의 보일러 문화와는 비교가 안 되는 온돌 문화는 공기의 순환과 건강까지 고려한 구조라는 얘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는 눈치는 아닌 듯했다.

"여러분들이 한옥 생활을 체험해보고 한옥문화를 자주 접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 선조들의 자연 친화적인 삶을 통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배우기 위해서"라고 했다. 단순히 한옥에 대한 지식을 배우는 것보다 선조들이 왜 이런 집을 짓고 살았는지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하며, "그럴 때만이 먼 훗날 여러분들도 한옥과 같은 자연을 닮은 집을 짓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변 교장의 얘기를 모두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김경호(아이눈체험교육문화원장)

사진:청도 한옥학교를 방문한 체험팀 어린이들이 한옥의 원리와 구조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DIY 공예체험-가구소품 만들기

날짜: 1월25일(화)

시간: 오후 1시~5시

△비즈공예체험-목걸이 만들기

날짜: 2월1일(화)

시간: 오후 1시~5시

문의: 766-0841 www.ino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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