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협정 체결, 문세광 사건 등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 재임시절 발생한 '과거사'와 관련한 문건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이 박근혜(朴槿惠) 대표에게 선친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기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 당안팎의 파문이 예상된다.
당 비주류 중진인 홍준표 의원은 23일 '다시 한나라당을 생각한다'는 제목의 성
명을 내고 "박근혜 대표는 이제 그들(현정권)이 파놓은 과거사의 늪에 빠지기 시작
했다"면서 "이회창 후보에 대한 두 번의 (대선) 실패를 냉정하게 거울삼아야 하며
이제 더 이상 그들의 공작에 넘어가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는 일체일 수가 없다. 야박한 말일지 모르지
만 대표는 바뀔 수 있지만 한나라당은 영원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한나라당이 두
번에 걸쳐 대선에 실패한 가장 큰 원인중의 하나는 당과 총재를 동일시할 수밖에 없
었던 '대안부재론'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제 박정희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야 한다"면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박 대표 스스로 앞장서서 한나라당과 무관하게 자신의 문제로 국한
하여 당당하게 맞서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그래야만 박 대표가 이 땅의 지도자로 거듭날 수 있고 그들의 음습한
책동도 분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제 우리 한나라당은 과거와의 전쟁에서 벗어
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 의원은 "이제 한나라당은 민정당, 민자당, 신한국당이 아닌 미래지향적
세력이 모인 21세기 대한민국의 희망이 될 수 있는 열린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면
서 "한나라당은 이제부터라도 과거와의 전쟁에서 의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권의 과거사 관련 문건 공개와 관련, 홍 의원은 "한국사회의 주류를 바꾸기
위한 대장정으로 과거 주류세력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작업을 시도한 것"이라면서 "
그 대상으로 이 정권은 박정희 시대를 꼽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차기 정권을 향한 대선 레이스는 과거사 들추기, 과거역사 부정하기
를 작업하면서 이미 시작된 것"이라면서 "그들은 이회창 후보와 한나라당을 묶어 부
정한 세력으로 몰아간 수법으로,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도 한데 묶어 과거 부정한
집단이나 인권침해세력으로 재단해 버리려고 하는 엄청난 공작을 시도하고 있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